반도체 공급난에 가격 통제까지..애플 中 협력업체 운영난

[한국경제TV 김현경 기자]

코로나19 사태와 반도체 공급난 등의 여파로 애플의 중국 현지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협력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중국과 홍콩 매체들이 보도했다.

11일 중국 관영 CC(중앙)TV와 증권일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다수의 중국 내 애플 부품 공급업체와 판매업체들이 반도체 부족에 따른 공급망 차질과 애플의 가격 통제 정책 등으로 운영난에 직면했다.

더구나 애플이 최근 34개 중국 내 아이폰 부품 공급업체들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협력업체들이 동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CCTV와 증권일보 등 관영 매체들은 애플의 협력업체가 되는 것이 더이상 사업의 성장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면서 애플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했다.

애플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중국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지만, 중국 내 협력업체에 대한 '쥐어짜기' 행태를 보인다는 게 중국 관영 매체의 시각이다.

증권일보는 애플 협력업체의 어려움에 대해 "애플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업체들에 대한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CCTV는 애플의 34개 협력업체 배제 조치에 대해 "애플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올해 3분기 중국에서 145억6천3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의 79억4600만 달러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아이폰을 주력 제품으로 하는 애플에게 중국은 최대의 생산 기지이자 판매 시장이다.

미국의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지난 7일 애플 내부 문서와 익명의 관계자 인터뷰 등을 통해 애플의 팀 쿡 CEO가 중국 내 사업을 위해 2016년 중국과 2천750억 달러(324조 원) 규모의 비밀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애플이 중국 공급업체 부품과 중국 소프트웨어를 활용, 중국 대학과 기술기업 투자 등을 통해 2천75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는 내용이다.

애플은 사실 확인을 요구한 로이터통신 등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한편,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 정책 등에 힘입어 증가세를 보이던 중국의 반도체 생산량이 지난 10월 두 달 연속으로 하락하는 등 중국 내 반도체 공급은 아직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1월 중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10월 반도체 집적회로(IC·반도체 칩) 생산량은 지난 9월의 304억 개보다 줄어든 301억 개에 그쳤다.

중국의 반도체 칩 생산량은 지난 8월 321억 개로 고점을 찍은 뒤 두 달 연속으로 줄어들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