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신고식 세네..공매도 폭격에 새내기 대형주 몸살

황의영 2021. 12.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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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카카오페이는 전날보다 6% 급락한 19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류영준 대표 등 임원 8명이 보유 지분 일부(44만주)를 매각한 데다, 공매도 물량이 쏟아진 여파다. 같은 날 현대중공업 주가는 보합권 공방 끝에 0.47% 오른 채 마감했다.

이들 종목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 4위(165억원), 11위(82억원)에 올랐다. 두 종목은 이날 코스피200 지수에 특례로 편입됐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공매도 모니터링센터에서 직원들이 공매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200 편입이 주가 악재?


새내기 대형주가 공매도 공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가 미리 주식을 내다 판 뒤 나중에 되사서 갚는 방식의 투자 기법이다. '트리거'(방아쇠)는 코스피200 지수 편입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통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면 공매도 압력에 노출돼 해당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200은 코스피 시장을 대표하는 종목 200개를 따로 추려 산출한 지수다. 지수에 포함되는 종목은 시가총액과 거래량, 산업군 등을 따져 한국거래소가 매년 정기적으로 조정한다. 이 지수에 편입되면 외국인과 기관 자금 유입이 기대되지만, 동시에 공매도 대상이 된다. 지난 5월 3일부터 코스피200·코스닥150 등 350종목에만 공매도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지수 편입=공매도의 타깃'이란 인식이 퍼졌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지난달 24일 거래소가 코스피200 편입 종목을 발표한 뒤 이들 종목의 대차잔고가 급증했다. 대차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이다. 시장에선 대차잔고가 늘면 해당 주식의 공매도가 증가할 것으로 해석한다.

카카오페이의 대차잔고는 지난달 24일 316억원에서 지난 3일 923억원으로 약 3배로 불어났다. 현대중공업 대차잔고도 같은 기간 133억원에서 344억원으로 증가했다.
새내기 대형주, 코스피200 편입에 공매도 급증.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고평가 종목 유의해야"


지난 9월 코스피200에 편입된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수 편입 당일인 지난 9월 10일 대차잔고가 4782억원으로 1주일 새 8배가량 늘었고, 공매도 물량도 쏟아져 나왔다. 이날 공매도 거래액은 1624억원(전체 거래대금의 35%)으로, 코스피 종목 중 공매도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다. 이날 주가는 4.31% 하락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부 코스피200 편입 종목의 경우 공매도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차잔고 비중이 높고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큰 종목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피200에 편입됐다고 공매도 물량이 계속 늘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매도 대상이 된 종목에 공매도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대개 공매도 수요는 코스피200 지수 편입 첫날 집중되며, 1~2주 정도 지나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매도 증가만으로 주가의 추가 급락을 예단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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