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민주주의 위기..가짜뉴스가 백신접종 거부 부추기고 있다"

강태화 2021. 12. 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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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개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확고히 보장하되, 모두를 위한 자유와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민주주의 정상회의 시작에 앞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유엔평화유지군과 관련된 보고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 2세션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방역이나 백신접종이 개인의 자유와 충돌하는 모습을 세계 도처에서 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현재 상황을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가짜뉴스를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새로운 방식의 온라인 미디어와 SNS 공간을 통해 빠르게 퍼지는 가짜뉴스가 혐오와 증오, 포퓰리즘과 극단주의를 퍼뜨리고 심지어 백신접종의 거부를 부추기고 있다”며 “그러나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신념과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억제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자유경쟁으로 인해 커지는 격차와 양극화는 사회의 통합을 가로막으며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며 “감염병과 기후위기, 세계화와 양극화 같은 심각한 도전 속에서 어떻게 민주주의를 지키고 진전시킬 것인지 함께 고민하고 방안을 모색할 때”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 바이든 대통령의 개회사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어 “언제나 그렇듯 우리가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강력한 힘은 민주주의라는 집단지성”이라며 “민주주의는 권위주의를 타파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유와 창의의 힘으로 인류에게 번영을 주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과 관련해선 “식민지와 전쟁을 겪었지만, 자유무역의 국제규범을 준수하며 성장했고, 민주주의 발전과 함께 개도국에서 최초로 선진국이 됐다”며 “권위주의가 국민을 억압할 때마다 한국 국민들은 평화적인 시민혁명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고 진전시켰다”고 했다.

이번 회의의 의제는 반(反)권위주의, 부패척결, 인권증진 등이다. 하지만, 외교가에선 이번 회의가 미국의 반중(反中) 전략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미국은 이번 회의에 한국과 일본, 영국, 대만 등 111개국 정상들을 초청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를 초청대상에서 제외했다. 회의 개최 직전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의미의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개회사를 경청하고 있다. 뉴스1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문 대통령을 비롯한 12개국 정상들과 진행한 1세션 개막연설에서도 “독재자들은 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힘을 키우고 억압적인 정책을 정당화하려 한다”며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중국과 관련된 언급을 자제하며, 민주주의 제도 자체에 대한 원론적 입장만을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교가에선 “중국의 반발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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