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알람 맞추고 춤춘다..K방역 비웃는 '클럽 오전반'
“클럽 끝나고 식당에서 소주로 2차 할까?”
지난 4일 오전 11시쯤 강남구 청담동의 한 클럽 앞. 3명의 20대 남성 무리가 담배를 피우면서 클럽의 폐장 시간에 맞춰 다음 행선지를 논의했다. 환한 대낮이지만 청담동 클럽 거리는 심야의 클럽 풍경을 방불케 했다. 클럽 입구엔 미성년자 출입을 검사하는 경비원 3명이 나란히 서 있었고, 잠시 클럽에서 빠져나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20대들이 눈에 띄었다. 지하에 있는 클럽의 음악 소리는 같은 건물 1층 카페에서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컸다.
이른바 클럽 '오전반'의 풍경이다. 오전반 클럽은 보통 오전 5시에 영업을 시작해 정오에 문을 닫는다. 이날 정오쯤 폐장시간이 되자, 이 클럽에서는 40여명의 손님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만취해 비틀거리며 택시를 잡거나 “2차를 가야 한다”며 식당으로 향했다. 트레이닝복이나 레깅스에 운동화를 신고 오는 등 편한 옷차림을 한 20대도 종종 눈에 띄었다.
부지런한 사람이 승리하는 오전반 “알람까지 맞춰서 온다”
현재 다중이용시설 거리두기 1차 개편안에 따르면 유흥시설의 경우 자정까지 영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후 개장시간에 대한 제한이 따로 없다 보니 클럽들이 새벽 영업에 나선 것이다. 클럽 운영진 측은 오전 5시부터 정오까지 디제잉 하는 DJ들의 이름이 적힌 광고물을 제작해 각종 클럽 온라인커뮤니티에 뿌려 손님들을 모으고 있다.
클럽→술집→오전반 클럽행…클럽 순방 나서기도
대학생 권모(24)씨는 “오전반은 시간대의 특성 때문에 오히려 일반 클럽보다 사람이 적어 코로나19 확진될 위험이 덜하다고 생각한다”며 “클럽에서 놀고 나와도 대낮이니 다음날 힘들 걱정도 없고 부담이 적어서 찾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전반 클럽의 경우 마스크 착용과 같은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코로나19 전파의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12월 한 달을 특별 방역점검 기간으로 정하고 취약시설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점검 대상인 13개의 다중이용시설에는 노래연습장, PC방 등이 해당했지만 클럽은 포함되지 않았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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