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Ⅱ' 소송 17일 선고..16일 수시발표하려던 대학 비상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정답 결정을 유예하라는 법원 결정이 나오며 예정대로 입학 절차를 진행하려던 대학들도 비상이 걸렸다. 법원이 출제 오류 소송 1심 판결을 17일에 내기로 함에 따라 당초 16일로 예정된 수시 합격자 발표 시한도 미뤄지게 됐다.
교육부는 1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각 대학 관계자들과 차후 대입 일정 및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1심 재판 진행상황도 지켜보고 대학 의견도 수렴하고 있다"며 "신속히 협의해 빠른 시일 안에 향후 대입 일정 등 필요한 사항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입학처장협의회·수도권지역입학처장협의회 등도 법원에 공문을 보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판결을 내 달라"고 요청했다.
16일 수시 합격자 발표 전까지 성적 안나와
수시모집에는 수능 최저 등급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학교가 많다. 국어·수학·영어·탐구 영역 등급 합이 최저 기준을 넘어야 하는데, 탐구영역의 경우 두 과목 평균으로 산정하는 곳도 있다. 생명과학Ⅱ가 공란으로 표시될 경우 평균을 내기 어렵다.
아주대 약학과·의학과 등 일부 대학은 당장 내일(11일) 수능 최저등급 충족 기준을 포함해 수시 1단계 합격자 발표를 하기로 돼 있다. 1단계 합격자를 대상으로 13일(월) 면접을 진행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학생들에게 변경사항을 따로 공지하지 못하고 있다. 아주대 관계자는 "교육부와 대교협에서 협의 결과가 나와야 그에 따라 공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시·정시 일정 미뤄지나…수험생 "답답"
답답한 건 학생들이다. 생명과학Ⅱ를 응시하고 약학과 수시 결과를 기다리는 한 수험생은 "등급 기준을 어떻게 할지, 일정이 어떻게 변경되는지 학교에 물어봐도 '기다려달라' '결정된 게 없다'고만 하니 너무 답답하다"며 "수능이 끝나면 세상 편할 줄 알았는데 지금이 더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역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다. 서울대 입학처 관계자는 "지금 현재로는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고, 그저 최대한 다양한 변수를 염두에 두고 대학과 교육부, 대교협이 논의 중이라고 말씀 드릴 수밖에 없다"며 "최대한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행정법원에서는 "생명과학Ⅱ 20번 문제의 정답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열렸다. 수험생들은 지난 2일 생명과학Ⅱ 20번 문제에 오류가 있다며 정답 결정 취소 소송을 내는 한편, 결정의 효력을 임시로 멈춰달라는 취지의 집행정지를 신청해 법원이 받아들인 바 있다. 재판부는 오는 17일 오후 1시 30분에 선고 기일을 연다고 밝혔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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