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 건설업계 2위 도약, 마지막 관문 '결합심사'

시장 독과점 막기 위한 심사 받아야
심사 통과 못하면 지분 매각 수순
"독과점 우려 없어, 무난히 통과" 전망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가운데)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서명을 하고 있다.   중흥그룹 제공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로 시공능력 기준 업계 2위 도약이 다가오고 있다. 다만 중흥의 대우건설 인수는 시장 독과점을 예방하기 위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심사를 통과하지 못 할 경우 인수한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시장 경쟁을 해칠 우려가 크지 않아 심사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일 중흥그룹에 따르면 전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대우건설 지분 50.75%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됐다. 이번 계약으로 중흥은 대우건설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시공능력평가(2021년) 17위 중흥토건, 40위 중흥건설을 비롯해 30여개 주택·건설·토목부문 계열사가 속한 중흥그룹과 5위 대우건설이 결합할 경우 2위로 단숨에 도약한다.

중흥은 대우건설 인수를 계기로 초일류 건설그룹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SPA 체결식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다양한 해외건설 경험을 가진 대우건설의 인수는 저에겐 평생의 꿈을 이뤄가는 ‘제2의 창업’과도 같다. 저는 이제ﾠ어떠한 외적 환경의 변화나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세계 초일류 건설그룹을 만드는데 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자 한다”고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중흥이 제시한 청사진을 그려나가기 위해 남겨 놓은 마지막 관문은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 이다. 중흥은 이달 중으로 공정위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기업결합심사?...시장경쟁 제한하는 결합은 ‘안 돼’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의 매출액은 모두 조 단위인 만큼 이번 대우건설 인수 역시 기업결합신고 대상이다. 공정거래법은 일정한 규모 이상의 회사가 기업결합에 나설 경우 공정위에 이를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이나 매출액이 신고회사의 경우 3000억원, 상대회사의 경우 300억원 이상이면 신고 의무가 발생한다. 자산이나 매출액이 300억원 이상인 회사가 3000억원 이상인 회사를 기업결합 하는 경우에도 신고 의무가 생긴다.

공정위는 신고를 바탕으로 두 기업의 결합이 시장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지 따져본다. 예컨대 국내 항공업의 양대 거두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이 경쟁 저하로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을 따져보는 것이다. 

심사결과 두 회사의 결합이 시장의 경쟁을 제한한다고 판단되면 기업 결합에 나선 회사가 경쟁 제한성이 없음을 입증해야 한다. 만약 입증에 실패할 경우 공정위는 기업결합 기업에 대해 결합중지, 인수 주식의 처분 등 필요한 조치를 행정 처분할 수 있다. 

“경쟁 제한 우려 크지 않아, 무난히 통과 할 듯”

전문가들은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가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을 보고 있다. 중흥의 대우건설 인수가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과 결합할 경우 시공능력평가액은 11조9177억원으로 업계 2위에 올라선다. 기존 2위인 현대건설(11조3770억원)을 소폭 앞지르지만 삼성물산(22조5640억원)에는 크게 못 미치는 규모다. 2021년 전체 시공능력평가액(259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6%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중흥이 업계 2위의 시공능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반독점과 같은 경쟁 제한 행위에 나서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내 건설시장은 한 두 개 기업이 결합해 경쟁을 제한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특히 주택시장은 공급자가 다양해 독점이나 반독점 구조를 형성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중흥그룹도 기업결합심사에 자신 있는 모습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내부검토 결과 별다른 장애가 없어 무난히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 2월 경 심사 통과 결과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