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변동금리 5% 돌파, 고정금리와 역전.."갈아타 말아?"

홍지유 입력 2021. 12. 9. 18:49 수정 2021. 12. 1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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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고정(혼합형)금리보다 높아지는 ‘대출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서 변동형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 5%를 넘어선 은행도 등장했다. 상당수 재테크 전문가는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로 접어든 만큼 예비 대출자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유리할 수 있다고 봤다.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입구에 주택담보대출, 개인신용대출 등 대출 상품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가 고정금리를 앞지르는 주담대 상품이 나오고 있다. 9일 기준 신한은행의 변동금리(연 3.68~4.73%)는 지난달 말(연 3.64~4.69%)보다 평균 0.04%포인트 올랐다. 반면 고정 금리(연 3.63~4.44%)는 같은 기간 0.07%포인트 하락했다. 변동형 주담대 최고·최저 금리가 모두 고정금리를 역전했다.

하나은행 역시 9일 기준 변동형(신규 코픽스 연동) 주담대 최고금리(연 3.71%~5.01%)가 연 5%를 넘어서며 고정형 주담대 금리(연 3.66%~4.96%)보다 높아졌다.

4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저금리 흐름 속 고정금리 대출 이자가 변동금리보다 높다는 기존의 공식이 깨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정형 주담대 상품은 은행이 금리 변동에 대한 위험성을 떠안기 때문에 은행들은 가산금리 등으로 더 비싼 가격표를 붙인다.

대출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난 데는 변동·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의 등락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1월 기준 전월보다 0.13%포인트 급등한 1.29%다. 지난 6월(0.82%) 이후 5개월 연속 상승세다.

이와 달리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등 금융채 5년물 금리는 하락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AAA) 5년물 금리는 지난 10월 29일 연 2.656%로 정점을 찍은 뒤 이달 9일 연 2.214%로 떨어졌다. 40일 만에 0.4%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김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보인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최근 들어 하락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코픽스 오르고, 금융채 내리고.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금융권은 코픽스 영향으로 변동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코픽스는 국내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할 때 들인 비용을 수치화한 것으로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등 수신 금리를 따라 움직인다. 결국 예금 금리가 오르면 코픽스도 오른다.

금감원이 은행에 “예대차가 벌어지면 감독 당국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사실상 예금 금리를 올리라고 주문한 데다 한국은행도 추가 기준 금리 인상을 시사한 이상 당분간 코픽스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

재테크 전문가는 금리 인상기 신규 주담대 대출을 받는다면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 수석 연구원은 “최소 2년간은 기준 금리가 오를 것이 확실한 만큼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에서 자유로운 고정형 대출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미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차주)이라면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걸 고려할 만하다. 4대 은행은 소비자가 변동금리에서 당행 고정금리로 갈아탈 때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대환대출을 고려하고 있다면 우선 현재 적용받는 가산금리를 확인해봐야 한다. 대출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리는 은행의 조달비용인 지표 금리(금융채·코픽스)에 은행이 가져가는 마진(가산금리)을 더한 값이다. 지표 금리는 코픽스에 따라 오르내리지만, 가산금리는 대출 만기까지 변하지 않는다. 기존 대출의 가산금리 조건이 월등히 좋아서 지표 금리의 상승 폭을 상쇄할 정도라면 갈아타지 않는 게 나을 수 있다는 뜻이다.

대출 갈아타기를 할 때는 대출 한도도 중요한 변수다. 갈아타는 시점부터 기존에는 없었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의 대출 규제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인응 우리은행 영업본부장은 “대출을 갈아타도 원하는 한도가 나오는지 먼저 따져본 뒤, 한도 삭감이 없고 대출 만기가 2년 이상 남았다면 앞으로 최소 2년간 금리 인상이 예정된 만큼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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