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으로 꾸민 부엌, 대면 없이도 응대"..디지털이 바꾼 한샘 매장

김경미 2021. 12. 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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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개점한 한샘디자인파크 마포점. 키오스크를 통해 전시장 내 부엌 벽면 타일을 가상으로 바꿔볼 수 있다. [사진 한샘]


벽면과 상·하부장, 조리대와 싱크대까지 하얀색 제품이 전시된 부엌 공간. 아일랜드 식탁 앞에 놓인 키오스크에서 타일을 선택하자 각기 다른 색상과 무늬의 타일 사진이 화면에 펼쳐진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 두 개를 골라 손가락으로 누르자 부엌 벽면의 좌우가 선택한 타일로 바뀐다.

9일 문을 연 한샘디자인파크 마포점 ‘키친앤바스’ 매장의 ‘키친컬러링존’이다. 부엌 가구 매장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벽면 타일을 가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설명이 상세하고 조작이 쉬워 매장 직원의 도움 없이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곳은 삼성전자와 공동 기획한 토탈 인테리어 매장이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와 전략적 사업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처음 선보이는 협업 매장이다. 4개 층, 3246㎡ 규모로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을 비롯해 한샘의 부엌·욕실·주방가구를 판매한다.

두 회사는 이전에도 ‘샵인샵’ 형태의 공동 매장을 연 적 있다. 한샘 전시매장 일부 공간에 삼성전자의 가전매장이 입점하는 형태였다. 홍석원 한샘 인테리어마케팅팀 과장은 “한샘디자인파크 마포점의 경우 매장 입지와 내부 공동전시 공간 배치 등을 삼성전자와 함께 기획했다”며 “가구·가전의 기능과 공간 활용성을 함께 고려한 맞춤형 인테리어를 제공하기에 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가상현실(VR)과 3차원(3D) 영상 등 각종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했다는 점이다. 소파·매트리스·수납가구 등 품목별 전시 공간에는 소재에 따른 제품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특정 공간에 서서 원하는 정보를 선택하면 마치 이어폰을 낀 듯 해당 고객에게만 집중적으로 영상과 음성이 제공된다.

매장 곳곳에 설치된 대형 화면과 키오스크를 통해 전시된 제품을 VR로 360도 확인할 수 있다. 부엌문 견본품을 기계에 올려놓으면 화면을 통해 상세정보가 제공된다. 홍 과장은 “점원의 응대를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대면으로 원하는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9일 문을 연 한샘디자인파크 마포점. 키오스크를 통해 제품별 VR 체험이 가능하다. 김경미 기자


한샘 주요 매장에서 제공 중인 ‘홈플래너 2.0’ 서비스도 이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전국 5만여 개 아파트의 3D 도면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 살고 있는 아파트의 평면도를 골라 원하는 곳에 침대·소파를 가상으로 배치하고, 창호·블라인드를 선택해 VR로 확인할 수 있다. 일종의 메타버스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인테리어·가구 업계는 온라인 매장뿐 아니라 오프라인 전시공간에서도 VR이나 증강현실(AR) 기술을 도입한 체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지인스퀘어 강남점 등 주요 매장에 VR 서비스를 도입했고, 현대L&C도 직영 매장을 중심으로 3D 전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까사의 온라인몰 굳닷컴은 VR 3D 인테리어 서비스를 통해 제품을 가상으로 배치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 9만여 개 아파트 도면이 있어 까사미아 가구 800여개를 적용할 수 있다.

덕분에 가구와 가전업계의 협업이 활발하다. 현대리바트, 신세계 까사미아, LX하우시스, 일룸 등도 삼성전자·LG전자와 손잡고 공동 전시공간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고객을 겨냥해 각종 IT 기술이 접목된 인테리어 서비스가 늘었다”며 “가전제품과 가구의 조화를 고려해 인테리어를 구상하는 고객이 늘면서 업종을 넘나드는 협업이 눈에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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