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혁신 내건 이재명 "민주당 느려졌고 기득권됐다는 게 여론"

김효성 2021. 12. 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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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소재 공연장인 가온스테이지에서 열린 '정당혁신추진윈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가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로 전국을 순회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매우 느려진 것 같다. 기득권이 된 것 아니냐’ 이런 말씀들을 많이 들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정당 개혁’과 관련해 한 말이다. 그는 이날 서울 마포구 공연장 가온스테이지에서 열린 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아마 국민들이 느끼시기에 ‘(민주당이) 많은 의석을 가지고 우리 국민들이 당면한 현안 과제들을 신속하게, 그리고 과감하게 처리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아마 기대치에 충분히 미치지 못한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의석수는 중요한 것이다. 국민들은 그것에 대해서 일정한 책임을 묻고 권한을 부여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민주당이 우리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반성했다. 이 후보는 또 “자주 말씀드리는 것처럼 깊이 성찰하고 또 반성하고 부족한 점을 메꿔서 새로운 출발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앞줄 가운데)가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가온 스테이지에서 열린 '정당혁신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혁신위원들을 향해선 “우리 국민들께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국민들의 의사가 기민하게 정치에 반영되는 그런 정당으로 잘 만들어 가달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또 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 만든 ‘위성정당’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위성정당’이라고 하는 아주 기상천외한 편법으로 여야가 정말 힘들여 합의한 대의민주주의 체제가 실제로 작동도 한 번 못 해보고 다시 후퇴해버린 것 같다”며 “‘위성정당’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조치들이 필요하다”라고도 주장했다. 이 후보의 위성정당 비판 역시 최근 기조인 ‘반성론’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민주당 선대위 본부장급 의원은 9일 중앙일보에 “문재인 정부, 기존 민주당과의 ‘차별화’라는 건 특별한 게 없다. 이 후보가 참회와 반성을 통해 점차 ‘이재명 색깔’을 민주당에 입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원엔 ‘언론 징벌적 손해배상 전도사’ 배치…“결과물 만들어야”


앞으로 6개월 간 활동할 정당혁신추진위에는 총 22명의 혁신위원이 임명됐다. 이 가운데 12명이 외부인사다. 그런데 외부 혁신위원 중에는 이른바 ‘언론재갈법’(언론중재법 개정안)에 찬성해 온 김필성 법무법인 가로수 변호사가 포함돼 논란이다.

김 변호사는 지난 9월 ‘여야 언론중재법 협의체’에 위원으로 참여해 “언론 자유가 헌법상 권리이듯이 언론에 명예훼손을 당했을 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국민들의 권리”라며 ‘언론재갈법’ 처리에 무게를 실었다. 김 변호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변호를 맡은 이력으로 위원 추천 당시 논란을 사기도 했다.

지난 9월 언론중재법 개정안 여야 협의체에 참여한 김필성 변호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혁신위에 포함됐다. 그는 국회 의원 정수확대, 선거연령 인하 등을 주장해온 소장파 정치학자다. 2002년생인 김어진 하남시 청소년수련관 청소년 관장, 1990년생인 지경훈 축구구단 ‘FC코이노니아’ 감독과 오성일 스마트팜 ‘피크니크 딸기농장’ 대표 등 이른바 ‘MZ세대’도 혁신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후보 측은 정당 개혁 이슈를 선점하면서 이를 대표적인 상품 중 하나로 부각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와관련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한국정당학회장)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혁신위가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하고 인재영입 정도에서 그친다면 ‘선거용 구색 맞추기’라는 여론의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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