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학생들 "성추행 의혹 교수 파면하고 학교는 2차 가해 중단" 요구

함민정 입력 2021. 12. 9. 15:37 수정 2021. 12. 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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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형 성폭력 A교수 파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

9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 앞. 이 학교 학생들은 빨간색 팸플릿과 플래카드를 들었다. 학생들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는 등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A교수에 대한 파면을 촉구하면서다. 홍익대 학생 등으로 구성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홍익대 측의 대응과 관계자들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9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앞에서 홍익대 미술대학 학부·대학원생 등으로 구성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함민정 기자


A교수 성희롱 발언 의혹…공동행동 "추가 피해 31건"


공동행동에 따르면 홍익대 미대 A교수는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10여명의 학생에게 성희롱과 폭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동행동 측은 "너랑 나랑 언젠가는 성관계를 하게 될 거 같지 않냐. 차라리 날짜를 잡자" "너는 작가 안 했으면 N번방으로 돈 많이 벌었을 것 같다"와 같은 부적절한 발언을 A교수가 했으며, 지금까지 31건의 피해 사례가 추가로 신고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교수는 지난 9월 15일 입장문을 통해 “강의실 등에서 성희롱과 폭언을 계속했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2일 홍익대가 성폭력등대책위원회를 열고 'A교수의 성비위가 인정돼 인사위원회에 회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A교수 의혹 조사 과정에서 학교 측이 피해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홍익대 부총장이 학교·학생대표자협의회의에서 "확인되지 않았는데 정의를 세우겠다고 뛰어드는 것은 정의를 거꾸로 돌릴 수도 있다"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기획처장은 같은 회의에서 "수시를 앞두고 몇천만원씩 들여 학교를 홍보하고 있는데 이렇게 터뜨리니 맥이 쭉 빠진다"고 했다.


"3개월 지났는데 인사위원회"…학교측 "기다려달라"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앞에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 회원들이 A교수 성폭력대책위 결과발표 및 입장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공동행동은 지난 9월 8일 기자회견을 통해 A교수와 관련한 의혹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같은 달 27일엔 홍익대 성폭력대책위원회 인사위원회 회부 결정이 났고, 인사위원회는 성폭력대책위 산하 조사 위원회를 구성해 지난달 수차례 회의를 열어 A교수 사건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홍익대는 A교수의 성비위 사실을 인정하고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하지만 공동행동 측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직접 대면해 조사하는 대책위 산하 조사위원회 구성에 외부 자문위원이나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3개월이 지난 지금 여전히 징계 권한도 없는 인사위원회에 사건이 머물러 있다는 사실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홍익대 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인사위에서 결정될 것이며 얘기해드릴 수 있는 건 없다. 결과를 기다려달라"고 했다.


A교수, 인사위원회 회부…2만명 지지 서명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앞에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 회원들이 A교수 성폭력대책위 결과발표 및 입장표명 기자회견을 마치고 관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공동행동 측은 이날 학교 측의 최종 결정을 지켜본다면서 추가 대응을 예고했다. 김민석 공동행동 대표는 "2022년은 권력형 성폭력이 없는 홍익대의 원년이 돼야 한다"며 "2021년 말까지 A교수가 파면되지 않는다면 공동행동은 A교수에 대한 인권위 진정과 형사고발 절차를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9월 공론화 이후 A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는 학생들과 시민 등 2만명의 서명이 학교 측에 전달되기도 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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