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이 내 일이 된 후 공감"..산재 피해자 가족의 '슬픈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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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애(39)씨의 시간은 지난해 4월 29일에 멈춰섰다.
김씨는 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 고(故) 김용균 3주기 추모위원회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섰다.
김씨는 국민일보에 "산재 사고를 당한 피해자 유족들이 흘리는 피눈물을 대수롭지 않게 흘려보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 비극이 내 일이 되고 나서야 그 상처를 뼈저리게 공감하게 됐다"며 "다른 산재 피해자 유족들을 만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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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애(39)씨의 시간은 지난해 4월 29일에 멈춰섰다. 그날 김씨는 퇴근 후 지인들과의 모임에 참석했고 집으로 돌아와 세수를 하고 소파에 몸을 뉘였다. TV에선 뉴스가 나왔는데 앵커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겠습니다”라는 멘트를 하고 있었다.
이튿날 아침 김씨 여동생이 “어제 뉴스 나온 곳에 아빠가 있었대”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29일은 경기도 이천의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날이었다. 김씨 아버지도 숨진 38명에 포함됐다.
검찰은 공사 발주 업체인 한익스프레스가 시공사에 공기 단축을 요구해 동시 다발 작업이 이뤄진 것이 화재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이 회사 경영기획팀장 A씨를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무죄였다. 대법원은 지난달 26일 무죄를 확정했다.
김씨는 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 고(故) 김용균 3주기 추모위원회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섰다. 김씨는 국민일보에 “산재 사고를 당한 피해자 유족들이 흘리는 피눈물을 대수롭지 않게 흘려보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 비극이 내 일이 되고 나서야 그 상처를 뼈저리게 공감하게 됐다”며 “다른 산재 피해자 유족들을 만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소문 끝에 김용균 참사 지원 단체 사람들과 연락이 닿았고 함께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용균 참사 당시 원·하청 사업주들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오는 11일은 20대 하청노동자였던 김용균씨가 태안석탄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작업을 하다 석탄 이송 컨베이어 벤트에 끼어 숨진 지 3주기가 되는 날이다. 하지만 사고 당시 원청 한국서부발전과 하청 한국발전기술 임직원들의 형사재판은 아직 1심도 끝나지 않았다. 오는 21일 피고인 14명에 대한 검찰 구형이 예정돼 있다.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는 “우리 사회가 목숨을 더 살리느냐, 죽음을 방치하냐가 이번 재판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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