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진, 교회 더 공격받을라"..방역패스 '특혜'에 교인들도 발동동

최연수 입력 2021. 12. 8. 19:47 수정 2021. 12. 9. 06: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의 한 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첫 집단감염이 확인돼 출입문이 폐쇄, 교인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뉴스1

종교시설이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교인들은 “교회에도 방역패스를 도입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8일 기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대치인 7000명을 돌파하면서 종교시설 발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인천의 한 교회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종교시설을 향한 비난이 커진 것도 방역 강화 움직임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교회만 특혜 준다는 시선 불편해. 편견 생길까 걱정”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1단계 이후 첫 주말을 맞은 11월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대면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교인들은 연이은 교회 발 집단 확진에 따른 여론 악화를 우려한다.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에서 종교시설이 집단 확진의 진앙으로 낙인 찍히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인 박모(52)씨는 “교회에도 차라리 방역패스를 도입했으면 한다. 종교시설에만 특혜 준다는 여론에 교회가 유독 공격받고 있어서 편견이 더 심해질까 걱정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고등학교 1학년으로 올라가는 딸도 백신 접종을 고민하고 있는데, 방역패스가 일정하게 적용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교회에는 고령의 교인들도 많다. 집단 감염이 걱정돼 부모님도 온라인 예배를 드리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교인들은 방역패스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온라인 예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부담이 낮다고 입을 모은다. 예배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방역패스를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인 장모(58)씨는 “방역패스가 적용되어도 미접종자는 유튜브 등을 통해 온라인 예배가 가능하다. 그동안 위드코로나 이전부터 온라인 예배로 진행해왔기 때문에 방역패스로 대면 예배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도 거부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수본“교회 출입구 개방돼 관리 어려워 대상 제외”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첫 주말인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주일예배에 신도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고 있다. 뉴스1
지난 6일 방역당국은 방역패스 적용 시설을 기존 5종에서 16종으로 확대했다. 학원·독서실·PC방 등은 포함됐지만, 종교시설·결혼식장·장례식장 등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 종교시설을 방역패스 대상시설로 적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반장은 “방역패스를 적용할 때는 현장의 실행력을 따지는데 종교시설은 출입구가 개방돼 있어 출입을 관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방역당국은 추가로 종교시설에 대한 방역강화의 필요성이 있다고 봤지만, 주말을 앞두고서 별다른 발표를 내놓고 있지 않다.

교회는 집단 감염 사태를 피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포구에 있는 한 교회 측은 "방역패스가 곧 교회에도 도입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번 주 예배가 고비"라며 "교인들에게 사모임 금지 공지를 재차 내렸다. 인천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여론이 안 좋기 때문에 '제2의 인천 오미크론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소독 등 방역에 힘을 쓰고 있다"고 했다.

각 교회 운영진은 방역패스가 적용되면 대면 예배자 수가 줄어드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고 한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성탄절과 송구영신 예배 등 큰 행사를 앞두고 있는데, 대면·온라인 예배 나뉘게 되면 헌금 봉헌 등에 참여자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신평식 한국교회총연합 사무총장은 “오는 1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방역패스 적용 여부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후 중수본 등과 세부적으로 논의한 뒤에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교회는 예배에 미접종자가 포함될 경우 교회 전체인원의 50%만 참여하게 하는 등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어 방역패스보다는 세부적인 거리두기 지침을 조정하는 방안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