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 화두 '불균형 회복' 문제는 선진국 아닌 신흥국
내년 세계 경제 선진국 회복, 개도국 침체 '양극화' 우려
원자재 가격 폭등 가능성..글로벌 마케팅 전략 다시 짜야
새해 경제는 코로나19 위기를 딛고 회복할까?
2022년 세계 경제를 설명하는 키워드로 ‘불균형 회복(Uneven Recoveries)’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하지만 이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 개발도상국들은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다.
세계은행은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가 ‘총량적’인 관점에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은 회복 속도가 매우 느리다. 저소득 국가는 오히려 불황이 장기화하고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세계은행 분석이다. 세계은행뿐 아니다. 국제결제은행(BIS),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무역기구(WTO)도 2022년 경제 전망 표어로 ‘불균형 회복’이라는 표현을 내걸었다.
불균형 회복은 일찌감치 예상돼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갈라진 회복(Divergent Recoveries)’이라는 표현을 제시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속도보다 백신 접종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나라마다 다양한 경로로 경기 흐름이 진전된다는 의미다. 7월 들어서는 ‘단층선 확대(Fault Lines Widen)’라는 표현을 했다. 단층선(Fault line)은 지구과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단층이 벌어지듯 선진국과 개도국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음을 경고하는 표현이다.
선진국 경기 전망은 ‘이상 없음’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신흥 개도국에 비해 지난해 팬데믹 충격을 더 일찍 그리고 더 크게 경험했다. 하지만 올 들어 뚜렷한 반등에 성공했고 2022년까지 강한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바이든 신정부가 등장하면서 친환경 산업과 보건·의료 영역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했고, 세계 주요국과 협상을 유도해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첨단 제조업을 자국에 내재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최근 미국 내구재 소비 회복세가 매우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은 미국 경제의 강한 도약을 보여주는 증거다.
문제는 신흥국이다. 신흥국 전반에 걸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공급망 교란 회복은 요원하고 자본은 끊임없이 이탈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 재정을 과도하게 투입한 탓에 정부 부채 평균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60%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2022년 추가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여력이 충분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터키,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칠레 등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경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경 봉쇄 조치마저 장기화함에 따라 고용, 소비 등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기업들은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 공급망 병목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원자재나 부품 수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중대한 전략 과제가 될 것이다. 즉,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입선을 어떻게 다변화할지를 모색해야만 한다. 국가별 불균형 회복을 인지하는 것은 신시장 개척과 글로벌 마케팅 전략이라는 관점에서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7호 (2021.12.08~2021.12.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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