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수확철인데 집단 폐사에 가격 폭락까지..어민들 '울상'
경남 남해안 굴 양식업계가 난데없는 집단 폐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노동자 수급이 안 돼 인력난이 심해진 상황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집단 폐사로 어민들은 속이 타들어 간다.
여기에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연중 최대 성수기인 김장철에 굴 가격이 내림세여서 어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생산량도 수협 공판장 위판량을 기준으로 하루 100t 남짓, 예년의 7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손도 부족한데 알맹이가 작다 보니, 생산 수율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영 굴수하식수협에 따르면 양식 굴 집단폐사 신고는 모두 362건(지난 1일 기준)이다. 양식장이 밀집한 통영이 195건으로 가장 많고, 고성과 거제에서도 각각 95건, 68건 신고됐다. 피해 면적은 850여ha에 달한다.
이는 경남지역 전체 굴 양식장 3200여ha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평균 폐사율은 60% 이상, 피해액은 100억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국립수산과학원도 올해 폐사를 ‘특이 사례’로 보고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수과원 관계자는 “이 정도로 광범위하게 (폐사가) 발생하는 건 굉장히 특이한 형태다. 일단 시료를 수집해 처리 중이라 현재로선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해황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지난여름 고수온에 이어 빈산소수괴(산소부족 물 덩어리)까지 덮치면서 뒤늦게 폐사 현상이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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