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불안 여전"..학부모·학생 설득 실패한 교육부
교육부가 방역백신을 통해 만 12세 이상 백신접종을 사실상 강제하고 나서면서 학생·학부모들의 반대 여론이 거세다. 교육부는 청소년 백신 접종과 관련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주제로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설명에 나섰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은 "일방 소통" "의문이 오히려 증폭됐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8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양화중에서 학생·학부모·전문가 등과 함께 '청소년 코로나19 백신접종!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란 주제로 온라인 포럼을 열고 청소년 접종 참여를 당부했다.
청소년 코로나 백신 접종을 두고 학생·학부모의 불안감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부와 방역당국가 충분한 소통없이 내년 2월 청소년 방역패스를 시행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반발이 이어지자 뒤늦게 불신을 해소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날 유 부총리와 교육부 관계자, 최영준 고려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 등 예방접종 전문가들은 이날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한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관심은 뜨거웠다. 온라인 포럼에는 전국의 학생·학부모 16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했다. 생중계된 교육부 공식 유튜브 채널 '교육부TV'에는 3992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동시 접속하기도 했다.
이날 예방접종 전문가들은 청소년 확진세가 가파르다는 점과 그간의 데이터를 토대로 백신 접종이 주는 이득이 손해보다 크다는 점을 일관적으로 강조하며 성심껏 질문에 대답했다.
하지만 포럼에 참여한 학생·학부모들은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질의를 통해 소아·청소년 접종의 안전성과 효과가 우려된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한 학부모는 자녀가 백신 접종 이상 반응으로 응급실을 찾았지만 '잘 모르겠다'는 의료진의 소극적인 반응에 마음을 졸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청소년 방역패스와 관련해서도 "사실상 강제 접종"이란 불만이 나왔다. 원격으로 포럼에 참여한 울산 옥현중 류진선 학생은 "두 달 전만 하더라도 정부는 18세 이하는 (백신 접종에) 자율적 선택권을 주는 듯 했으나 내년 2월부터는 청소년도 방역 패스 적용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접종) 효능이나 부작용은 달라지지 않았는데 감염자 수가 늘었다는 이유로 방역패스가 필요하다는 것은 강제 접종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교수는 "두세달 전에는 소아·청소년 접종에 대해 강력 권고하기에 근거가 모자란다고 봤다"면서도 "국내의 경우 고3부터 접종을 시작했는데 고3과 나머지 학년의 감염률을 보면 정말 많이 차이난다"고 말했다. 그간 수집된 데이터와 효과 등으로 사안이 바뀌었단 설명이다. 유 부총리도 청소년 백신 접종에 대해 '의무화' '강제'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접종을 독려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교육부는 또 어렵게 시작한 전면 등교를 멈추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2년여동안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면서 사회성, 정서나 학습결손 발생하고 있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교 방역 강화하면서 전면등교 시행하고 있다"며 "가급적이면 그동안 원격수업에서 나타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현재 전면등교 방안은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확산세로 정부 차원의 비상계획이 발동되면 과밀학급 밀집도 조절 등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방역패스와 전면 등교 관련한 질의응답이 나오는 순간에는 실시간 채팅을 한 눈에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많은 댓글이 쏟아졌다. 교육부 대처에 대한 비판글이 대다수였다.
한 시민은 "아이가 백신 1차 맞고 심하게 구토해서 응급실에 갔다가 입원까지 했다"며 "며칠 후 다행히 나아졌지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2차를 맞나. 주치의도 맞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방역패스되면 학원도 못가고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들도 "성장기 아이들한테 20년 후 무슨 일이 생길 줄 알고 (맞추라는 건가)" "(부작용이) 낮은 빈도라고 해도 나한테 일어나면 100%인 것" "전면 등교는 백신 접종을 위한 밑거름"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포럼이 끝날 시간이 다가오자 뿔난 시민들은 "오늘 (간담회에서) 해소된 게 없다" "해소는 안되고 의문이 증폭됐다" "이기적인 답변" "같은 말만 반복한다" "일방 소통" 등 반응을 보였다.
방송을 시청한 시민들도 누리꾼들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두 자녀를 둔 이모씨(40)씨는 "일하면서 들었는데 답답했다"면서 "실시간 채팅창보면 부모들은 하나같이 방역패스 중단하라며 헛소리 하지 말라고 하는데 (화면에) 앉은 사람들은 소통하는 척으로 보였다"고 비판했다.
초등 5학년 자녀를 둔 김모씨(38)는 "백신의 필요성과 공동체를 위해 방역패스가 필요하다는 당국과 전문가의 말은 이해하고 일부 공감도 한다"면서도 "다만 부모로서 아이들의 안전이 우선이기에 깊이 고민할 시간이 필요한데도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방역패스를 시행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아이들은 중증으로 갈 확률이 많지 않다고 하면서 중증으로 가지 않기 위해 백신을 맞으라? 정말 백신 부작용보다 접종 이득이 큰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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