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PPT까지 동원..이상직 구형사유 2시간반 설명한 검찰

강찬호 2021. 12. 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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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24일 10년형 구형한 전주지검
구형 이유 설명에 2시간30분 써 눈길
PPT 띄워놓고 검사3명 돌아가며 설명
법조계"구형은 5분도 긴데 이례적"
"검찰의 엄벌 의지 강하다는 방증"
내년1월12일 1심 선고 결과 주목
오후5시'강찬호 투머치토커'상세보도

검찰이 이스타항공 자금 500억여원을 횡령·배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무소속 이상직(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지난달 24일 징역 10년에 추징금 554억원을 구형하면서 2시간30분 가까이 논고를 하고, 파워포인트 프리젠테이션(PPT)을 띄운 가운데 담당검사 3명이 차례로 이 의원의 죄상을 설명했다고 재판을 방청한 소식통이 8일 전했다.
전직 검사는 "검찰의 구형 논고는 보통 A4 용지 3~4장을 읽는 것으로, 소요시간은 5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 이라며 "2시간30분이나 논고를 이어가며 PPT까지 동원한 건 전례가 없다. 대단히 이례적인 일로 검찰의 처벌 의지가 강하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재판을 방청한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도 "검찰이 작심한 듯 준비를 많이 했더라"고 전했다. 그는 "검찰은 특히 이 의원의 '거짓말' 입증에 심혈을 기울인 듯 이 의원이 검찰에 제출한 증거가 조작됐다는 근거를 상세히 제시했다"며 "이 의원이 검찰에 제출한 계약서 등 문서파일을 포렌식해 언제, 어떤 식으로 날짜나 등장인물이 조작됐는지 밝혀냈더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검찰은 '이 의원은 자신이 횡령한 돈을 갚았다고 주장하지만, 그 돈을 갚기위해 횡령에 횡령을 이어간 격이라 수법이 매우 불량하고 변제된 금액도 없다'고 논고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구형에 대해 이상직 의원은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하며 "저가항공사를 위해 몸 바친 저의 노력이 곽상도 의원을 비롯한 야당의 정치공세의 도구로 사용된 작금의 상황이 개탄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이삼 노조위원장은 "이 의원은 자신이 기소된 것은 '국민의힘과 민주노총의 정치공작의 결과'란 취지의 주장을 하던데, 우리(노조)는 임금체불과 강제해고로 노조원 수백명을 고통에 빠뜨린 이 의원에 자체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을 뿐 민주노총이나 특정 정당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무슨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어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의원은 2015년 이스타항공 계열사들이 보유한 544억원 상당의 회사 주식을 자신의 딸이 대표이사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105억원에 넘겨 회사에 439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6년∼2018년 계열사 보유 채권 가치를 임의로 조정해 채무를 조기 상환하는 방법으로 계열사에 56억여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해외에서 샤넬·루이비통 등 명품 구매와 관광 비용 등으로 1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사용하는 등 수십억 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이 의원에 대한 1심 선고는 내년 1월12일 내려진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소식은 8일 오후5시 중앙일보 유튜브에서 방송되는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서 보도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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