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화이자 백신 항체 41분의 1로"..남아공 연구 결과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기존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CNN,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프리카보건연구소는 소규모 실험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화이자 백신의 중화항체 수준이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에 비해 41분의 1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화이자 백신을 2회 접종한 12명의 혈액과 바이러스 샘플을 토대로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중화항체는 몸속에 들어온 바이러스를 무력화해 세포 감염을 막는데, 체내에 오미크론이 침투하면 이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의미다. 항체의 능력이 떨어지면 몸속에 들어온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커진다.
오미크론의 스파이크(돌기)에서 델타 변이보다 두 배나 되는 변이가 발견돼 오미크론이 백신 효능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왔다. CNN은 이번 연구에 대해 "오미크론이 백신 접종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 첫 번째 실험"이라고 평했다.
연구진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항체의 중화 능력이 매우 크게 떨어졌다. 이는 기존 베타 변이보다 훨씬 더 큰 면역 회피"라고 분석했다. 베타 변이는 면역 회피 능력이 델타 변이보다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CNBC에 따르면 이전 연구에서 베타 변이는 항체의 능력을 3분의 1로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연구진은 "예상보다는 좋은 결과"라고 평했다. 오미크론이 면역을 완전히 회피하진 않았다는 점에서다. 연구진은 "실험에 참가한 일부 접종자들의 혈액(항체)은 여전히 오미크론 중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알렉스 시갈 박사는 "항체가 많을수록 오미크론으로부터 보호받을 확률이 높아진다"며 "예방 접종이나 부스터샷은 오미크론에 감염되더라도 위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전문가들은 항체 뿐만 아니라 백신 접종을 통해 활성화된 T세포 면역 등도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7일 오미크론이 또 다른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오미크론이 델타 등 이전 바이러스보다 증상이 가벼울 수 있다는 일각의 낙관론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빨리 퍼지는 바이러스가 있다는 건 좋은 소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빠른 전염은 (변이 바이러스가) 수십 억 명의 몸에 들어갈 수 있고, 또 다른 변이가 더 나올지 모른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아공에서 경증 환자들이 많다는 초기 연구 결과에 대해 그는 "아직 단정적인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불라 CEO는 "남아공 인구의 5%만이 60세 이상이며 젊은이들은 보통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에도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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