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미수 징역5년, 재판부 "형량 길다 짧다 하겠지만.." [서초동 법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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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이 너무 가볍다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피고인의 안타까운 사정을 고려할 때 형이 너무 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5층의 한 법정.
형사합의23부 재판장 유영근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진호씨(39·남·가명)의 선고공판에서 이같이 말했다.
당시 A씨는 긴급 수혈을 받을 정도로 심한 상처를 입어 5시간가량 수술을 받는 등 신체적 후유증이 남았고, 가족들과 불안증을 겪는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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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왕따·괴롭힘에 피해망상 등 양형사유 참작 판결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판결이 너무 가볍다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피고인의 안타까운 사정을 고려할 때 형이 너무 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5층의 한 법정. 형사합의23부 재판장 유영근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진호씨(39·남·가명)의 선고공판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서울 시청역에서 노숙하던 이씨는 지난 5월14일 낮 잡지를 판매하던 A씨(43)를 향해 흉기를 15회 휘둘러 살해하려다 시민들이 몰려들어 미수에 그친 혐의 등으로 구속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긴급 수혈을 받을 정도로 심한 상처를 입어 5시간가량 수술을 받는 등 신체적 후유증이 남았고, 가족들과 불안증을 겪는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이 사건은 지난 7월 첫 재판이 열렸다. 당초 이씨는 혐의 인정 여부나 인적사항을 묻는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 "모른다"고만 답했다. 하지만 유 부장판사가 거듭 질문을 던지면서 변호인도 모르던 사실들이 밝혀졌다.
이씨는 3살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라 학창시절 동급생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폭행을 당해 보행장애를 갖게 됐다. 고등학교 중퇴 후 서울로 올라와 배달일을 했지만, 월급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오히려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그렇게 각종 정신질환을 얻은 상태로 노숙생활을 했다. 이에 유 부장판사는 "혹시 정신감정을 받아보지 않겠느냐"며 "양형조사를 해볼 테니 조사관한테 본인에게 유리한 이야기를 해보라"고 설득했다. 양형조사란 피고인의 가정환경과 전과, 범행 경위, 합의 여부 등 형량을 따질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조사하는 절차를 말한다.
재판부는 양형조사를 포함한 약 5개월간의 심리 끝에 이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유 부장판사는 "심신미약 및 미수범 감경을 했지만, 위험성이 너무 높다. 피고인에 행위에 대한 응보의 측면 뿐 아니라 사회보호의 측면에서 어쩔 수 없이 장기간 격리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피고인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가 자신의 월급을 떼어먹은 악덕 업주란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범행을 저질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결했으니 치료를 잘 받고 사회로 복귀하라"고 이씨에게 당부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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