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진 '세무조사 뒷돈' 구속.. '로비·뇌물수수'로 수사 뻗는다

法 "범죄혐의 소명" 영장발부.. 고위공무원 로비·윤석열 외압 의혹 등 확대 가능성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을 둘러싼 뇌물수수·로비 의혹 수사가 속도를 낸다. 세무조사 무마를 대가로 사업가들에게서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윤 전 서장이 구속되면서 연계 수사를 위한 명분이 마련돼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거론되는 수사도 포함돼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세창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밤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 전 서장을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 전 서장은 지난 2017년부터 1년 동안 세무당국과 사업가들 사이에서 브로커 역할을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하거나 부동산 인허가 과정에 개입하고 억대의 뒷돈을 챙겼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 부장판사 역시 구속 사유에 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며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도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윤 전 서장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그동안 미뤄뒀던 수사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이번 구속 사안의 나머지 조각인 청탁 받은 공무원이 타깃이다. 실제 로비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과정으로 윤 전 서장에게 1억3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사업가 A씨가 제출한 진정서에는 윤 전 서장이 전·현직 검사 등 고위공직자를 만나는 자리에 식사비용과 골프비용을 대납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이 본류로 지목하고 있는 윤 전 서장의 뇌물수수 사건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윤 전 서장은 2012년 육류수입업자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현금과 골프접대 등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윤 전 서장은 해외도피를 시도하기도 했다.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수차례 반려하는 등 수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틈을 노렸다. 하지만 적색수배 발령 끝에 2013년 태국에서 검거, 강제 소환됐다.

문제는 검찰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점이다. 강제 소환된 윤 전 서장의 구속영장을 반려한 탓이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가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윤 전 서장은 윤 후보의 측근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의 형이다.

결국 검찰은 지난해 윤 전 서장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재수사에 착수, 그동안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임대혁 부장검사)가 손에 쥐고 있었다. 지난해말 검찰이 윤 전 서장의 과거 근무지와 국세청 전산실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 후 사실상 수사가 멈췄던 점을 감안하면 이제 윤 전 서장을 대상으로 직접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가 받고 있는 의혹들의 진위 여부가 가려질 가능성도 높다. 윤 후보가 윤 전 서장에게 후배 검사 출신의 변호사를 소개해준데 따른 변호사법 위반, 윤 전 서장이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뻗어나갈 수도 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