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모은 집·땅 11억 전재산 내놨다..86세 할머니 통큰기부

김윤호 2021. 12. 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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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억원 상당의 재산을 고향 성주군에 기부한 박자연 할머니. 사진 경북 성주군

혼자 사는 80대 할머니가 "고향 주민들의 재산이 됐으면 한다"며 평생 모은 전 재산을 군청에 기부했다.

주인공은 박자연(86) 할머니다. 8일 경북 성주군에 따르면 할머니는 지난 6일 성주군청을 찾아 자신 소유의 땅(대지 1728㎡, 임야 6287㎡)과 주택을 포함한 건물 2동, 106점의 미술소장품 등 감정가 11억2600만원 상당의 재산을 기부했다.

그는 "내 고향 성주군을 위해 작은 기여를 하고 싶었다. 군민을 위한 재산이 돼 좋은 일에 잘 쓰였으면 한다"고 했다. 할머니는 2016년 서울에서 성주로 귀향한 후 성주군 가천면 용사리에서 홀로 살고 있다.

그는 어릴 때 상경해서 양식당 등을 운영하며 서울에서 지내왔다. 1989년~1991년까지 서울 한별라이온스클럽 회장을 지낸 박 할머니는 평소 사회단체 봉사를 하면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늘 앞장서왔다고 한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박 할머니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면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할머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기부 재산은 성주 지역 발전과 지역 주민을 위해 유용하게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박 할머니처럼 '통 큰' 기부를 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경남 창원한마음병원이 “의사과학자 양성에 힘써달라”며 포스텍에 100억원의 발전기금을 기부했다. 하충식 창원한마음병원 이사장은 평소 소형차를 타는 등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중·고생 교복지원금 등 30년이 넘게 150억 원에 달하는 다양한 사회사업을 펼쳐왔다.

경남 김해의 한 기업은 익명으로, 이웃들의 생필품으로 쓰일 이불·베개·라면·마스크 등 18개 종류의 생필품이 담긴 1억원 상당의 상자 500개를 김해시에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달엔 "좋은 일에 써달라"며 '메신저 피싱'을 당한 후 받은 피해 보상금을 내놓은 익명의 기부자도 있었다. 그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퀵서비스'를 통해 기부금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작은 상자를 30여분 뒤 보냈다. 모금회에서 상자를 열어보니, 손글씨로 쓴 쪽지 한장과 오만원권으로 170만원이 든 봉투가 있었다.

쪽지에는 자신이 익명으로 기부하게 된 사연이 적혀 있었다. '올 2월에 (제가) 메신저 피싱을 당해서 천만원이라는 돈을 잃었습니다. 다행히도 그중 일부를 얼마 전 보상받아서 그중 조금이나마 좋은 일에 동참하고자 기부를 결정했습니다. 좋은 일에 사용해 주세요. 수고하세요.'

익명의 할머니가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며 서울 강남구에 1억5200여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안동=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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