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했잖아"..오미크론 확진자 부부 향한 분노의 '신상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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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처음으로 감염된 40대 목사 부부가 오미크론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이들을 향한 신상털기가 도를 넘고 있다.
이어 "'신상털기' 관련 글을 올리면 조회수도 잘 나와 누군가에게는 돈벌이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는 오락이 되기도 한다"며 "거기에 목사부부가 거짓말 했다는 게 드러났으니 공분을 일으킬 만한 소재가 돼 더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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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유행 이후 감염자 향한 '신상털기' 문제로 지적
전문가 "신상털기가 범죄라는 인식 낮아서 발생하는 문제"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처음으로 감염된 40대 목사 부부가 오미크론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이들을 향한 신상털기가 도를 넘고 있다. 전문가는 신상털기가 범죄라는 인식이 낮아서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미크론 찾았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목사 부부의 얼굴과 이름이 담긴 사진과 함께 부부의 소속 교회와 그 교회의 담임목사 얼굴 및 신상도 공개했다. 이후 목사 부부의 신상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졌고, 결국 부부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 이름까지 알려지게 됐다.
부부는 물론 그 자녀와 지인의 신상이 강제로 공개되자, 6일 인천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목사 부부 결국 신상 다 털렸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B씨는 "불법이기에 (신상 관련 내용을) 올리지 않겠지만, 신상까지 털린 마당에 인천에서 얼굴 못 들고 살겠다"며 "등록교인만 8만명이라는데 참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 글에 댓글을 남긴 대부분 누리꾼들도 목사 부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 누리꾼 C씨는 "목사 부부의 거짓말로 여러 응급환자가 나오고 병실 부족으로 사람까지 죽는 상황이다"며 "코로나 걸려서 본인도 모르게 전염시킨 건 어쩔 수 없지만 일부러 동선 속인 건 큰 잘못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누리꾼 D씨도 "목사 부부가 현지에서 마스크도 안 쓰고, 입국 전 열나는 증상도 있었다고 한다. 충분히 코로나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성인인 만큼 본인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하는 것 아니냐. 지금 미추홀구는 쑥대밭이다. 이것 때문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어도 학교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동네 자영업자들은 또 어쩔 거냐"고 말했다.
목사 부부를 향해 분노가 커진 건 이들 부부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부부는 지난달 24일 나이지리아에서 귀국한 뒤 25일 인천 미추홀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 역학 조사에서 이들 부부는 "공항에서 방역택시를 타고 집으로 이동했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이동할 당시 방역택시가 아닌 30대 지인 D씨가 운전한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D씨는 목사 부부와 접촉 후 아무런 격리 조치 없이 6일 동안 연수구 주거지 인근 식당·마트·치과 등지를 돌아다녔고, 이와 관련 D씨는 물론 5일 0시 기준으로 D씨의 부인과 장모, 지인 등 3명(5~7번째 환자)이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렇게 몇몇 감염자를 코로나19의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해 신상털기를 하는 것은 현행법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는 범죄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의 신상 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해진다.
전문가는 목사부부 신상공개에 대해 사실상 분풀이식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상공개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없는 것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신상털기가 범죄라는 인식이 낮고, 인터넷으로 정보 찾을 수 있는 등 신상털기가 너무 쉽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신상털기' 관련 글을 올리면 조회수도 잘 나와 누군가에게는 돈벌이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는 오락이 되기도 한다"며 "거기에 목사부부가 거짓말 했다는 게 드러났으니 공분을 일으킬 만한 소재가 돼 더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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