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따뜻했는데, 첫서리는 열흘 빨랐다..'오락가락' 왜

정종훈 입력 2021. 12. 8. 10:00 수정 2021. 12. 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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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끝자락인 11월 28일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 기숙사 앞 인도가 노란 은행잎으로 덮였다. 연합뉴스

평년보다 따뜻, 다만 10월은 여름과 겨울 사이를 '오락가락'. 한마디로 정리한 올해 가을 날씨다. 기상청은 이러한 내용의 가을철(9~11월) 기후 분석 결과를 8일 발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가을 평균 기온은 14.9도로 평년보다 0.8도 높았다. 역대 5번째로 높은 기온이다. 특히 9월 1일부터 10월 15일까지 가을철 전반부의 평균 기온은 20.9도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예년과 비교해 유난히 따뜻하거나 더운 날씨가 장기간 이어진 것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2021년 전체로 봐도 전국 평균기온은 14.4도(1~11월)로 같은 기간 기준 역대 1위다. 2019년(14.3도), 2016년(14.3도) 등이 뒤를 잇는다. 이는 올해 2~3월과 가을철 전반 기온이 평년보다 뚜렷하게 높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10월 중순 들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10월 한 달 사이 기온 변동 폭(16.2도)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일 평균 기온 최고치는 22.6도인 반면, 최저치는 6.4도를 나타냈다. 실제로 서울 첫얼음은 평년 대비 17일 빠른 10월 17일, 첫서리는 10일 빠른 10월 18일이었다.

이처럼 가을 기온이 크게 바뀐 데엔 아열대고기압이 영향을 미쳤다. 본격적인 가을에 접어든 후에도 아열대고기압이 한반도 남쪽에 장기간 머물면서 따뜻한 남풍류가 국내로 꾸준히 유입됐다. 이에 따라 평년보다 기온이 높은 현상이 나타났다. 다만 국내 주변에서 이례적으로 발달했던 아열대고기압이 10월 15일부터 남쪽으로 물러나면서 급격한 기상 변화가 나타났다. 이 고기압 세력이 빠지는 동시에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빠르게 확장하면서 기온이 갑작스레 내려간 것이다.

10월 중순 기온이 급하강한 원인을 보여주는 모식도. 자료 기상청

올가을 석 달 간 강수량은 256.4mm를 기록했다. 평년(216.9~303.7mm)과 비슷한 수준이다. 9월 초부터 10월 중반까지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비가 자주 내린 편이었다. 10월 중순부터는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비와 눈이 내렸다. 11월에 찬 대륙고기압이 두 차례 일시적으로 확장하면서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첫눈이 관측됐다. 11월 10일에 첫눈이 내린 서울은 지난해보다 30일, 평년보다 10일 빨랐다.

한편 가을 태풍은 9개가 발생했다. 이 중 14호 태풍 '찬투' 하나만 국내에 영향을 줬다. 찬투는 중국 상하이 부근 해상에서 장기간 정체함에 따라 제주도에 매우 많은 비를 뿌렸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이번 가을은 10월 중반까지 고온 현상이 나타났고, 이후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는 등 기후 변동성이 뚜렷하게 나타난 계절이었다"면서 "겨울철 한파ㆍ대설 등 위험 기상이 예상되면 특보와 기상 정보가 신속히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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