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 동나던 대전현충원 달력 안 만드는 이유는
“국립대전현충원 달력은 단순한 날짜 확인용 도구가 아니다. 달력에 담긴 사진을 보며 현충원을 자주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고 추모하는 마음을 갖는다.”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은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해마다 12월 대전현충원에서 유족 총회를 한 뒤 이듬해 사용할 달력을 받아오곤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대전현충원 벽걸이용 달력은 글자나 사진이 커서 보기 편한 데다 현충원 곳곳의 다양한 풍경을 담아 유족들 사이에도 꽤 인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대전현충원이 2022년 달력을 제작하지 않기로 하자 유가족 등이 아쉬워하고 있다. 7일 국립대전현충원에 따르면 대전현충원은 2010년부터 12년간 해마다 달력을 만들었다. 2000~3000만원을 들여 한해에 4000~8000부 찍었다. 달력은 탁상용과 벽걸이용 등 2가지 형태로 제작됐다. 이 가운데 벽걸이용 달력에는 현충원 둘레길, 숲, 연못 등 현충원 곳곳의 4계절 모습과 여러 묘역 사진 등을 두루 담았다. 달력에는 ‘이달의 현충인물’도 선정해 실었다.
대전현충원 측은 이 달력을 대전현충원 민원실 등에서 무료 배포했다. 일부 유가족에게는 배송하기도 했다. 민원실에 비치한 달력은 금세 동났다.
대전현충원측은 벽걸이용과 탁상용 달력을 모두 만들지 않기로 했다. 대전현충원 관계자는 “국가보훈처와 달력을 중복으로 제작한다는 지적이 나와 아예 만들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보훈 가족이 원한다면 국가보훈처 달력을 구해다 배포하겠다”고 설명했다. 대전현충원 측은 “예산 부족 등의 문제는 아니고, 국가보훈처와도 관련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이달의 독립운동가, 6·25전쟁영웅 등을 테마로 탁상용과 벽걸이용 달력을 만들어왔다”며 “하지만 갈수록 달력 제작 규모를 축소하는 추세이며, 내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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