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앞의 李 "시장은 진보정권 시각과 달랐다"부동산 차별화

남수현 입력 2021. 12. 7. 18:32 수정 2021. 12. 8.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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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모임 공간(앤드스페이스)에서 무주택자들과 ‘주택청약 사각지대’ 간담회에서 참가자들의 발언을 수첩에 적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진보정권은 투기 수요를 통제하면 비정상적인 집값 상승이 없을 거라고 봤지만, 시장은 달리 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7일 마포구에서 열린 ‘주택청약 사각지대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의 원인을 이렇게 짚었다. 그런 뒤 “주택정책의 기본 방향은 공급을 충분히 늘리는 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약제도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2040세대 청년 10여명을 만난 자리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청년들은 “청약은 중산층으로 올라가기 위한 경매 티켓 같은 느낌이다”, “청약통장이 쓸모 있었던 적이 없다. ‘어리면 죄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고 토로했다.

이들 이야기를 수첩에 메모하며 듣던 이 후보는 “공급을 안정적으로 늘리는 게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차피 도시는 계속 밀도가 오를 수밖에 없는 게 역사적 경험이라 층수나 용적률을 일부 완화해 민간 공급도 늘리고, 공공택지 공급도 지금보다 더 과감히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청년층 주거 불안 문제에 대해선 “지금은 (집을) 시장에서 빌리거나 분양받거나 둘 중 하나 밖에 없다”며 “사회주택, 공유주택도 많이 늘리는 등 다양화해서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최근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한 것에 대해선 “배려와 현장성이 부족했던 것”이라며 “(행정이) 현실을 모르는 건 잘못이 아니고 죄악이다. 다중의 일을 대신하는 공직자의 무능·무지는 죄악”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청년살롱 이재명의 경제이야기' 금융경제세미나 초청 강연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21.12.7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오전 이 후보는 서울대에서 열린 ‘금융경제세미나 초청 강연회’에도 참석해 자신의 금융경제 정책 비전을 90여명의 학생들과 공유했다. 서울대 경제학부 후드 티에 운동화 차림으로 연단에 선 그는 “경제는 결국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잘 살 수 있을지 연구하는 학문”이라며 “일부에서 경제는 과학이라는 오해가 있는데, 제가 본 경제는 진리나 과학이 아니라 정치이자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자신의 주요 금융정책인 ‘기본금융’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이상하다’고 하는데, 제가 이 개념을 만든 이유는 사실 경험 때문”이라며 경기지사 시절 설계한 저금리 대출 제도를 소개했다. 그는 “부자들은 잘 갚는 집단이니까 이자율이 엄청 싸고 (금융기관이) 원하는 만큼 빌려준다. 반면, 가난하면 안 빌려주거나 빌려줘도 조금만 빌려주고, 이자를 엄청 높게 내야 한다. 이게 정의롭나”라며 “금융의 공공성이라는 게 그래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경선 후보 시절 국민 누구에게나 1000만원 한도 내에서 장기간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기본대출’ 등의 기본금융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기본금융 정책의 효과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이 후보는 “경제는 과학이 아니고 정치”라는 논리를 거듭 내세웠다. 그는 “신용이 낮은 사람에 대한 정부 지원은 역효과가 클 수도 있지 않느냐”는 한 학생의 지적에 “그래서 경제는 과학이 아니라 정치고 정책”이라며 “문제가 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수준까지만 하고, 악화하는 수준으로 가지 않는 게 정책적 능력”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또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국토보유세를 얘기했다가 반대 여론이 높아지니 철회했다. 국민 반대가 높지만, 반드시 실현해야 하는 과제를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까”라는 다른 학생의 질문에 “철회한 일이 없다”고 응답했다. 그는 “철회가 아니고 기본적 원리를 말한 것이다. 국민 주권 국가에서 대리인이 동의를 얻는 것은 의무”라며 “다만 저는 설득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연히 정치인이 자기 주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은 국민의 지배자가 아니고 국민을 대표하는 대리인”이라며 “최대치가 국민의 뜻이다. 국민의 뜻을 넘어서는 건 독재이자 폭압”이라고 말했다.

연일 청년층과 직접 소통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 후보의 2030 지지율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탄 모양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6일 발표한 조사에서 이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전주 대비 2.1%포인트 상승한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20대 지지율은 13.6%포인트 하락해 각각 25.6%, 25.1%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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