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면제 중단·방역패스 의무화.. 공연계는 우려·기대 교차

장지영 2021. 12. 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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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연주자 내한은 취소 잇따라.. 방역패스 적용해 객석 100% 판매하기도
립발레단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7일 오전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여자 무용수 탈의실을 방역 작업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4~5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호두까기 인형’을 올릴 예정이었던 국립발레단은 4일 공연만 올리고 5일 공연을 취소했다. 단원 1명이 코로나19 양성 의심자로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이 단원은 6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국립발레단 단원과 스태프 120여 명에 대한 검사가 이뤄졌는데, 다행히 모두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이 여파로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공연장을 폐쇄하고 방역 작업을 하기 위해 7일 오페라 콰이어 콘서트를 취소했다. 국립발레단도 10~11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공연을 취소한데 이어 14~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 가운데 14~19일은 취소하고 21~26일 공연만 예정대로 진행한다.

최근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으로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처럼 확진자가 나와 공연을 취소하는 사례가 앞으로도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신시컴퍼니의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도 할머니 역의 배우 박정자가 돌파 감염 되면서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공연을 취소해야 했다. 다른 배우나 스태프는 음성이 나왔기 때문에 신시컴퍼니 캐스팅 변경 등을 거쳐 공연을 재개했다.

확진에 따른 공연 취소 문제와 함께 최근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정부가 다시 방역 고삐를 강화한 것도 공연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지난 3일부터 2주간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면제 조치를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클래식계에서 공연 취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4~5일 예정됐던 독일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 쇼트의 리사이틀, 13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리사이틀 등이 이미 공연 취소를 발표했다. 한국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는 클라라 주미 강의 경우 3일 스페인 공연이 있어서 13일 서울 공연을 맞출 수 없게 됐다.

또 16~17일 오스모 벤스케 지휘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올릴 예정이었던 서울시향과 24일 정기음악회를 통해 신임 음악감독 피에타리 잉키넨의 취임식을 치르려던 KBS 교향악단은 자가격리 면제 조치 중단이 16일 이후 바뀔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는 완화될 가능성이 적은 만큼 다른 지휘자로 공연을 진행하는 ‘플랜B’를 준비하고 있다. 클래식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지난 5월 여행 자유화 이후 자가격리가 없어졌기 때문에 아티스트들이 한국에 오기 직전까지 공연이 잡힌 경우가 많다”면서 “자가격리 면제 조치가 다시 이뤄지기 전까지는 해외 아티스트들의 내한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뮤지컬'레베카'는 14일부터 방역 패스를 적용해 거리두기를 없애고 좌석을 100% 운영한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다만 6~12일 계도기간을 거쳐 13일부터 모든 공연장에서 실시되는 방역패스 의무화 조치에 대해서는 공연계에서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특별방역대책에 따르면 공연장은 방역패스 의무적용 시설로 분류돼 백신 접종 완료자, PCR 음성확인자(48시간 내), 18세 이하, 완치자, 건강 사유 등 불가피한 접종 불가자만 입장할 수 있다. 대신 그동안 공연장에 적용된 ‘거리두기’, 즉 좌석 띄어앉기 등 시설 밀집도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해외 공연계도 이미 방역패스를 적용해 공연장의 객석을 100% 판매하고 있다.

이미 국내 공연계에서도 지난달부터 방역패스를 시범적으로 적용한 공연이 나왔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콘서트 4회 가운데 부산 벡스코 공연이 처음으로 거리두기 없이 전 좌석을 모두 판매했다. 또 EMK뮤지컬컴퍼니는 당초 뮤지컬 ‘레베카’에 대해 14일부터 1월 16일까지 일부 회차에 한해 방역패스를 적용하기로 했다가 정부 발표 이후 전회차로 확대했다. 제작사 더 웨이브 역시 뮤지컬 ‘더 라스트 맨’에 대해 7일부터 바로 방역패스를 도입했다.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방역 패스 의무화로 제작사마다 좌석을 100% 판매할지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서 “신시컴퍼니의 경우엔 당분간 일행(4연석) 간 띄어앉기를 유지하면서 코로나 상황을 지켜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만 방역패스 의무화로 공연장과 제작사 등은 사전에 점검해야 할 상황이 많아졌다. 그동안 공연장에서는 관객의 출입시 수기명부나 전자출입명부(QR코드·안심콜)를 쓰도록 했는데, 앞으로는 백신 접종 앱이나 증명서를 일일이 확인해야만 한다. 현재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롯데콘서트홀 등 대형 공연장들은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 방역패스 적용을 안내하고 있다. 또한, 현재 공연을 올리고 있거나 공연을 앞둔 제작사들은 예매 관객에 대해 이 같은 사실을 문자로 알리고 있다.

롯데콘서트홀 관계자는 “방역 패스 의무화 이후 초반에는 다소 혼란도 있겠지만 안전한 관람환경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모바일 기기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노년층에게는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리고 내년 2월부터 12~18세도 방역 패스 대상이 되는 만큼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을 미리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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