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맞으라" 청장까지 나섰는데..2030 경찰 주저하는 이유
“요즘 확진자가 늘면서 백신 효과에 의문이 생겼어요. 자발적으로 추가 접종을 신청할 것 같진 않아요.”
7일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30대 경찰관의 얘기다. 그는 “1~2차 접종까지는 백신 효과가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에 거부감이 없었다. 추가 접종 순번이 오면 맞겠지만, 거부감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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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백신 불신…“너무 아파서 못 맞겠다”
지난 4월 사회 필수인력으로 분류돼 백신을 우선 접종한 경찰은 지난달 15일부터 희망자에 한해 추가 접종 신청을 받고 있다. 경찰은 추가 접종 신청 현황을 따로 파악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일선에서 근무하는 20~30대 경찰관들은 추가 접종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한 30대 경찰관(경기도 근무)은 “백신 접종하고 몸이 안 좋았던 동료들은 3차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다. 1차 접종 때는 부서별로 접종 인원을 확인하는 등 사실상 강제로 맞추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서울의 한 20대 순경은 “2차 때 화이자 백신을 맞았는데 너무 아파서 3차는 맞지 않을 예정이다. 주변에도 안 맞는다는 동료가 더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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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곳곳에서 집단 감염…“추가 접종 더 권장해야”
경찰은 백신 접종을 강제하지 않고 개인의 선택에 맡기겠다는 입장이지만, 경찰서에서 연이어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서울 서초경찰서에서는 지난달 23일을 기점으로 열흘 사이 21명의 경찰관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지난 2주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도 13명이 확진됐고, 6일엔 서울청 기동대 1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된 경찰관 대부분이 2차 접종을 마친 돌파 감염 사례로 확인되면서 경찰 내부에선 백신의 효과성에 대한 의문도 크다. 이에 일선 경찰서 관리자들도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서울의 한 경찰서 관계자는 “관내 경찰관 중 10% 정도가 백신 미접종자인데 대부분이 20대다. 그중에는 임신을 준비하는 여경도 있어 접종을 강제할 수도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시민들을 대면하는 경찰의 업무 특성상 추가 접종이 더 적극적으로 권장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체적인 코로나19 유행의 폭을 줄이려면 연령대 구분 없이 모두가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 건강한 20~30대도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돼 병원을 찾아오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엄 교수는 이어 “외국은 공공기관 직원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 해고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의 백신 접종 권고가 과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건·장윤서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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