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탐구] PD겸 주연 이재명, 역할 분담한 윤석열·김종인

한영익 입력 2021. 12. 7. 17:18 수정 2021. 12. 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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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선대위가 본격 대결을 시작하면서 각 선대위의 차별화 포인트에 관심이 쏠린다. 큰 틀에서 보면 ‘기병’(이재명) 대 ‘코끼리’(윤석열)란 평가가 주를 이루지만, 오히려 작동방식 등 속사정에서 차이가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병’ vs ‘코끼리’라지만…’원톱’ 빼면 6개 본부 등 닮은 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1월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선대위원장들과 함께 승리를 위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대위에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건 슬림한 조직이다. 지난달 3일 매머드급 ‘원팀 선대위’를 출범했지만, 한달 만인 지난 2일 전면 재개편했다. “몽골군 10만 명이 유럽과 아시아를 휩쓴 힘은 무엇인가. 빠른 속도, 단결된 힘이었다”는 지난달 20일 이 후보 메시지에 따라, 기존 16개 본부를 6개로 대폭 축소했다.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 산하 6개 본부는 ▲총무(김영진) ▲전략기획(강훈식) ▲정책(윤후덕) ▲조직(이원욱) ▲직능(김병욱) ▲홍보(김영희) 등으로 구성됐다. 측근(김영진·김병욱)과 정세균계(이원욱), 무계파(강훈식)는 물론 이낙연계(오영훈 비서실장)·친문(윤건영 정무실장)을 안배한 것도 특징이했다. 핵심 측근인 김영진 의원이 당 사무총장과 선대위 총무본부장을 겸임하는 등 업무 효율을 극대화한 것도 특징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빨간 목도리를 들고 청년들과 대선 승리 기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반면 진통 끝에 6일 출범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선대위의 핵심 콘셉트는 ‘반문 빅플레이트’(큰 접시)다. 그러나 ‘원톱’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제외하면 실제 일하는 조직은 민주당과 비슷한 구석이 많다. 김 위원장과 2명의 상임선대위원장(김병준·이준석) 산하의 선거 실무를 관할하는 본부가 6개라는 점도 닮았다.

김종인 위원장 직할 부대인 총괄상황본부는 임태희 본부장을 필두로, 금태섭(정무전략실장)·정태근(정세분석실장) 등 ‘김종인 사단’이 포진했다. ▲정책(원희룡) ▲조직(주호영) ▲직능(김상훈·임이자) ▲특보(권영세) ▲홍보미디어(이준석) ▲종합지원(권성동) 등 선거실무 6개 본부는 당 인사들이 주로 배치됐다. 선대위의 핵심 콘셉트라는 '빅플레이트'는 민주당 출신인 김한길 전 대표(새시대준비위원장),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공동선대위원장)의 선대위 합류에 집약돼 있다.


연출·주연 도맡은 이재명 vs 김종인과 역할 나눈 윤석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전국민선대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건 선대위가 실제 작동하는 방식이다.

먼저 이재명 후보는 별도의 총괄선대본부장이 없다. 웬만한 안건은 선대위 각 본부에서 보고를 받고 후보가 직접 결정한다는 게 선대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총괄 프로듀서와 주연 배우 역할을 이 후보가 동시에 맡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콘셉트는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가겠다”고 한 이 후보의 지난달 20일 선언이 반영된 결과다.

선대위의 캠페인도 이 후보의 개인기를 살리는 쪽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 후보가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순회 때마다 하는 즉석연설이 대표적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즉석연설 때 대변인단이 준비한 건 제쳐두고 스스로 하고픈 얘기를 종종 꺼내, 수행하는 사람들도 ‘어, 이번엔 저런 말을 하네’ 싶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의 1차 회의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뉴스1

반대로 윤석열 선대위는 총괄 프로듀서(김종인)와 주연 배우(윤석열)가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다. “정치는 사람이 아닌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는 윤 후보의 6일 메시지 역시 역할분담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윤 후보는 7일에도 “당이라는 것은 조직이 아니겠는가. 이번 대선을 통해 당이 더 강해지고 튼튼한 조직을 갖게 되고 앞으로 선거 승리로 차기 정부를 맡게 됐을 때 강력한 국정운영의 동력이 당원으로부터 나온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양당에서는 선대위 운영방식을 두고 서로 “상왕 선대위”(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왕조시대 사고”(김은혜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라며 비판한다. 그러나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양당 후보들이 처한 상황이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통해 정권교체론을 넘어서야 하는 이재명 후보 입장에선 인물론을 내세워야 하기 때문에 조직을 앞세우기 어렵다. 반면 정치 경력이 짧은 윤석열 후보는 '정권 교체론에 올라타려면 조직과 함께 하는 선거가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이유다.

양 선대위에서는 흥미로운 맞대결 구도도 나타난다. 전략기획 업무를 맡은 강훈식 의원(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국민의힘)은 모두 초선 때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아 상부상조하던 사이다. 정무실장을 맡은 윤건영 의원(민주당)과 정태근 전 의원(국민의힘)은 각각 2017년 문재인 후보의 상황2부실장과 2007년 이명박 후보의 수행실장으로 대선 승리를 경험한 이력이 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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