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회담 전 동맹 전화 돌린 바이든.."달러결제 퇴출도 검토"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달러 결제망’ 퇴출을 비롯한 초강수 경제 제재 카드를 검토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7일(현지시간) 화상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럽 동맹국과 연쇄 통화회담을 통해 이 같은 공조 전략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뉴욕타임스(NYT)·블룸버그통신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막기 위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국제금융결제 시스템 접근 차단을 비롯한 다방면의 제재를 살펴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SWIFT 접근 차단은 국제 금융거래에서 퇴출하는 초강력 제재로, 현재 이란과 북한도 같은 제재를 받고 있다. 유럽의회도 지난 4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이를 추진하는 결의안을 승인한 바 있다.
이 제재가 가해지면 러시아에서 달러결제는 막힌다. 달러를 이용한 수출과 수입 거래가 전면 차단된다는 이야기로, 러시아로서는 경제적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이 제재가 일반 시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러시아가 루블을 달러 및 기타 외화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박탈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푸틴 대통령의 측근 인사와 에너지 기업을 겨냥한 ‘돈 줄’ 죄기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최고 지배층의 자산 동결을 비롯해 여행 및 미국 은행·신용카드 시스템 접근 차단 등이 선택지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 대형 은행과 직접투자펀드(RIDF)에 대한 제재, 투자자들의 러시아 국채구매 제한 등도 살펴보고 있다고 미정부 소식통은 전했다.
“바이든의 회담 목표는 푸틴 속내 파악하기”
미·러 두 정상은 7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밤 12시)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가진다. 6개월 만에 이뤄지는 두 정상의 회담에서는 사이버보안, 이란 핵 프로그램 등 양국 현안이 테이블에 오른다.
그중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는 우크라이나 문제다. 앞서 미 정보 당국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며 내년 초 침공 가능성을 제기했다. 러시아가 약 17만5000명의 병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로 진격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은 이런 내용을 유럽 동맹국과 공유하고, 러시아의 행동을 막아야 한다는 데 힘을 모아왔다.
이날도 바이든 대통령은 프랑스·독일·이탈리아·영국 등 유럽 동맹국 정상과 릴레이 전화 회담을 갖고 이런 내용을 공유했다.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고, 긴장 해소를 위한 외교적 협력을 강구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는 게 백악관의 발표다.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동맹국과의 뜻을 재확인한 것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 고위 당국자는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공격을 시도할 경우 심각한 경제적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경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동유럽 동맹국에서 추가 병력 및 훈련 요청이 늘어난다면 미국은 긍정적인 답변을 줄 것”이라며 동유럽 지역에 대한 병력 증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번 회담에서 뚜렷한 결과가 도출되기보단 미·러 간에 긴장을 완화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갈등이 극으로 치닫게 될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원하는 것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푸틴 대통령의 오랜 전술에 맞서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속내를 파악하고, 어떤 제재를 선택할지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매튜 로잔스키 케넌연구소 소장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병력 배치 등)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그에 따른 대가를 지불할 용의가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미국의 탄약이 더 많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 바이든은 여전히 광범위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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