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신용카드 유지 위해 소비..주객전도 부추기는 사회

박선미 2021. 12. 7. 13:4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번달 온라인쇼핑·대형마트·배달앱·주유 할인 '혜택불가'.

월 카드 사용액이 40만원을 넘어야 받을 수 있는 각종 할인혜택이지만 소비가 정해진 한도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혜택은 받을 수 없다.

신용카드로 소비를 하면 받을 수 있는 혜택들이 즐비하지만 다른말로 하면 미래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앞선 소비가 꼭 필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지갑에 신용카드가 늘어날수록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소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이번달 온라인쇼핑·대형마트·배달앱·주유 할인 '혜택불가'.

월 카드 사용액이 40만원을 넘어야 받을 수 있는 각종 할인혜택이지만 소비가 정해진 한도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혜택은 받을 수 없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회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대가로 일정 금액의 카드 이용 실적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가 많으면 연간 수십만원 내야하는 프리미엄 카드의 연회비가 면제되기도 한다. 신용카드로 소비를 하면 받을 수 있는 혜택들이 즐비하지만 다른말로 하면 미래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앞선 소비가 꼭 필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신용카드가 한 두장인 소비자들에게 사실 카드사가 주는 회원전용 혜택들은 이로울게 더 많다. 대다수의 카드들이 전월 사용액 30~50만원 수준에서 할인·적립 혜택들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유하고 있는 카드가 여러장이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지갑에 신용카드가 늘어날수록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소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특히 최근에는 신용카드업계에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발급 경쟁이 붙으면서 특화된 혜택들이 쏟아졌고,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선택 고민과 함께 소비 고민은 더 커지게 됐다.

PLCC는 1개의 제휴사와 단독계약을 맺은 카드사가 제휴사 이름을 전면에 내걸고 특화된 혜택을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독경제 시대에 월 구독 서비스료를 정기적으로 내는 소비자들이 많아지자 관련 할인 혜택을 주는 PLCC도 쏟아지고, 혜택을 위해 카드를 발급받는 소비자들도 많아지는 추세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카드사가 발행한 PLCC카드는 지난 8월 말 기준 75종, 464만장이 넘는다.

연회비를 높게 설정하는 대신 풍부한 헤택을 강조한 프리미엄 카드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도 소비자들의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예컨대 출시 7개월만에 발급 1만장을 넘어선 '메리어트 본보이 더 베스트 신한카드'의 경우 연회비 26만7000원에 메리어트 본보이 참여호텔 1박 무료 숙박권이 포함되는데, 11월 중순 기준 내년 2월 말까지 300만원 이상 이용시 추가 1박 숙박권의 혜택 이벤트로 내걸었다. 무료 객실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플래티늄 앨리트등급을 얻으려면 연회비 주기내(1년) 6000만원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

보유 카드 수에 따라 챙겨야 하는 실적 한도 계산도 복잡해지다 보니 월말만 되면 카드 이용자들은 실적 한도 챙기기에 바쁘다. 자연스레 소비부족으로 실적을 채우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하면 해지하거나 그냥 지갑안에 보관만 하는 카드도 많아지기 일쑤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휴면 신용카드 수는 1198만4000장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8.1%나 증가했다.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가능해진 시대가 되면서 카드 발급이 너무 쉬워진 것도 무분별한 카드 발급과 이로인한 실적한도 채우기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신용카드는 어디까지나 소비의 편리를 더해줄 수 있는 하나의 결재수단에 불과하다. 계획된 소비 안에서 카드사가 주는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면 현명한 소비자인 것이다. 카드사의 무한 경쟁 속에 혜택만 따라가다 불필요한 소비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볼때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