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탄소제로와 기후 증인 되기

2021. 12. 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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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 기다림의 절기다.

코로나를 넘어 기후위기로 우왕좌왕하고 있는 이들 앞에서 증인으로 선다는 건 무슨 뜻일까.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최고의 선물로 받아들이며 2년여 동안 코로나 상황과 기후재앙에 절망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배출해온 탄소를 상쇄해 가는 기후 증인으로 사는 삶을 계획해보면 어떨까.

개인적으로는 기후 증인의 목소리를 내면서 동시에 공동체로서 창조물을 존중하고 운영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교회 건물을 관리하고 공동체 정원을 만들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으로 전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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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 기다림의 절기다. 새롭게 등장한 오미크론 변형 바이러스로 상황이 더 힘들고 어려워진 대림절이다. 이럴수록 탈출을 서두르기보다는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며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 일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어디로 가야 할지 아직 분별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좀 더 서로를 위한 증인으로 설 필요가 있다. 증인으로 선다는 것은 자신이 경험한 것을 그대로 진술하고 증언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문제를 밝히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도록 돕는다.

우리는 증인으로 부름을 받았다. 주님의 복음은 물론 그를 만난 것에 대해 직접 전하도록 부름을 받았다. 코로나를 넘어 기후위기로 우왕좌왕하고 있는 이들 앞에서 증인으로 선다는 건 무슨 뜻일까. 지금 나는 무얼 보았는가. 또 무엇을 말할 것인가.

사사로운 것에 매여 있기보다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신음하는 피조물들과 함께하고 계신 성령님의 감동에 따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기후위기의 현장에 직접 가서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후에 대해 지속해서 공부하고 기도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기후위기를 몸으로 증거하는 하나님의 피조물들을 가까이서 직접 살피며 지키고 돌보는 것은 물론이다.

스위스 피졸(Pizol) 마을은 2019년 9월 ‘빙하 장례식’을 진행했다. 지구 온난화로 생을 다한 빙하를 추모하는 자리였다. 1850년 이후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추산되는 빙하의 수가 500개 이상이었다. 급격한 온난화가 초래한 기후위기를 여실히 보여주던 사례여서 사람들의 슬픔이 컸다. 어린이를 포함한 지역 주민들은 다가올 위험에 관해 도움을 구하는 기도도 드렸다. 지금의 나는, 교회는, 그리고 내가 속한 지역 사회는 무엇으로 증언할 것인가. 주님의 증인으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일상과 세상 어디서든 주님의 마음으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걸 두려움 없이 증언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기후위기의 한복판에서 폭염과 산불, 홍수와 장마, 생물 종이 사라지고, 생태계가 균형을 잃고 있는 것을 본다 한들, 온실가스 50%를 감축해야 하는 2030년까지의 여정은 모두가 쉬이 함께 걸어갈 수 있는 길은 아니다. 하지만 헬라어로 증인 혹은 목격자를 뜻하는 ‘마르투스’는 ‘순교자’란 의미로 확장됐다. 현실적 판단이나 두려움에 주저하기보다 담대히 최선을 다해 증언하는 뜻으로 이해한다.

사실 한 사람의 증언은 지금의 기후위기 상황 속에서 효력을 내기 쉽지 않다. 사실을 밝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개인의 증언 그 이상이 필요하다. 율법에서도 최소 세 명이 언급되며, 때론 돌무더기도 증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 주님이 신앙 공동체에 건네신 말씀, 땅끝까지 이르러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증언하라는 말씀을 떠올려 보자. 가능한 대로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더불어 증인으로 서는 연습을 해야 한다.

대림절이 끝나면 성탄절이다. 성탄과 함께 새로이 시작할 새해를 위해, 받는 선물보다 다른 이에게 기쁨이 될 무언가를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최고의 선물로 받아들이며 2년여 동안 코로나 상황과 기후재앙에 절망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배출해온 탄소를 상쇄해 가는 기후 증인으로 사는 삶을 계획해보면 어떨까.

개인적으로는 기후 증인의 목소리를 내면서 동시에 공동체로서 창조물을 존중하고 운영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교회 건물을 관리하고 공동체 정원을 만들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으로 전환해보자. 또 숲을 조성하는 등 교회 너머의 지역 공동체와 함께 지구 돌봄에 참여할 계획을 세워보자. 치유하시는 성령님과 함께한 대림절이었다고 고백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유미호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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