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안산으로 돌아온 조민국 감독이 말하는 'PO 진출, 김정우, 아스나위'
[풋볼리스트=안산] 조효종 기자= 축구단 이전에 안산 지역과 인연이 있는 조민국 안산그리너스 신임 감독은 안산 팬들과 시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감독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25일 안산은 시즌 도중 결별한 김길식 전 감독의 뒤를 이을 4대 사령탑으로 조 감독을 선임했다. 주 활동 무대가 대학 축구, 내셔널리그였던 조 감독은 K리그 팬들에게 전 울산현대 감독으로 기억된다. 2014년 울산에서 첫 프로 감독직에 도전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1년 만에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7년 후 안산 감독으로 K리그 현장에 돌아왔다. 그 사이 U리그 청주대 감독직을 수행했고, 대전하나시티즌에서 전력강화실장, 감독 대행을 맡았다.
조 감독은 '풋볼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7년 사이 달라진 점에 대해 묻자 과거의 실수를 돌이켜보며 이제는 여유가 생겼다고 답했다. "대학 무대부터 내셔널리그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선수들의 장점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면서 결과를 냈다. 울산에서도 비슷한 결정을 했었다. 선수들 편이 되려고 했고, 이전처럼 성적은 조금 더 장기적인 목표로 여겼다. 팬들과 구단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기본적으로 성적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켜야 했다. 이제는 절충할 줄 아는 여유가 생겼다."
프로 무대 재도전을 앞두고 조 감독은 인터뷰 내내 여러 가지 시즌 구상과 장기적인 목표를 밝혔다. 조 감독이 안산에서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이유 중에는 안산이라는 도시에 대한 좋은 추억도 있었다. 과거 안산에서 거주했던 조 감독은 이곳에서 딸의 돌잔치를 했고,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뤄내기도 했다. "그렇게 인연이 있는 곳인 만큼 안산 팬들, 안산 시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감독이 되고 싶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부임한지 약 열흘 정도가 지났다
환경이 바뀌었다보니 아직 많이 낯설다. 실제로는 처음 만나는 선수들이 많다. 감독은 선수단뿐 아니라 팀의 모든 구성원들과 가깝게 지내야 한다. 규모는 작지만 프런트 분위기가 그 어느 팀보다 좋은 것 같다. 구단의 시스템과 분위기를 파악하느라 바쁘게 지냈다.
- 작년 대전의 전력강화실장으로 근무하다가 다시 현장 복귀를 결정했다
20여 년간 감독 생활을 했는데, 프로 구단 프런트에서 선수단을 구성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도전했고 많은 경험을 했다. 그런데 생각만큼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넓진 않더라. 매번 노력은 열심히 했지만 스스로 감독직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나는 선수단이 밀릴 때 뒤에서 밀어주는 스타일이지 다른 감독들처럼 부지런히 모든 영역을 신경 쓰며 팀을 끌고 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당장 우승이 시급한 팀이었다면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안산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팀이었다.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며 분위기를 바꿔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냥 지나가는 감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흔적을 남기고 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 K리그 팬들에겐 울산현대 감독 당시 기억이 남아있다. 7년 사이 어떻게 달라졌나
대학 무대부터 내셔널리그까지 곧장 우승하지 않으면 안 되는 팀만 맡아왔다. 그런데 부담감을 가지고 우승만을 쫓았다면 오히려 결과를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선수들의 장점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면서 결과를 냈다. 울산에서도 비슷하게 어려운 결정을 했었다. 당시 2014 브라질 월드컵,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등이 있어서 선수단 운영이 쉽지 않았다. 김신욱, 김승규, 이용 등 주력 선수들이 큰 무대를 앞두고 있어 배려를 해준 부분이 있었다. 선수 시절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 편이 되려고 했고, 이전처럼 성적은 조금 더 장기적인 목표로 여겼다. 팬들과 구단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기본적으로 성적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켜야 했다. 이제는 절충할 줄 아는 여유가 생겼다. 구단과 선수,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잘 수렴해서 결정하고 책임질 것이다.
- K리그2에서는 모두 K리그1 승격을 꿈꾼다. 창단 이후 최고 순위가 5위(2019년)였던 안산이 승격하기 위해서는 역대 최고 성적을 내야한다.
1년 40경기 소화를 기준으로 볼 때, 감독이 자신의 능력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정도를 '7'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감독 경험을 토대로 보면 그랬다. 이전 시즌보다 '7'골을 더 넣고, '7'골을 덜 실점하면 많은 분들이 원하는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 등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 사제 지간이었던 김정우 코치가 함께 팀에 합류했다. 어떤 점을 기대하고 있나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어릴 땐 무슨 뜻인지 잘 몰랐는데 나이를 먹고 경험을 쌓다 보니 이제는 알겠더라. 김정우 코치는 어렸을 때부터 봐왔는데 다른 선수들보다 프로 선수 생활을 잘 해냈고, 인성도 훌륭하다. 감독과 코치, 선수, 구단 사이에서 이야기를 전달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때 상대방이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프로 지도자 경험은 없어도 김정우 코치라면 선수들이 별말 하지 않아도 잘 따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했다. 그래서 어렵게 부탁을 했다.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길래 밥 한 끼도 제대로 산 적 없는데 예전에 내가 해준 것들은 갚아야 하지 않겠냐고 설득했다(웃음). 좋은 지도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나와 구단이 도와주겠다고 했다. 안산은 코치의 노력이 곧바로 성과로 드러날 수 있는 구단이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 선수단 구성이 당분간 주요 과제가 될 것 같다. 특히 안산에는 연제민 등 올해 자유계약(FA) 신분이 되는 선수들이 많다.
큰 변화는 주지 않으려고 한다. 수비 쪽에 FA 선수들이 많아 구단에 잔류시켜달라고 요청했다. 팀 선수층이 두텁지 않다. 한 시즌 40경기 정도를 치르려면 유연하게 기용할 수 있는 선수가 22명은 돼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지만 구단에서 잘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안산은 외국인 선수 제도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구단 중 하나다. '동남아 쿼터' 아스나위(인도네시아)가 대표적이다.
아스나위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싶다. 아스나위를 볼 때마다 수비보다 공격에 어울리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선수 입장에서도 그게 나을 수 있다. 먼 타국에 와서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리려면 공격포인트 숫자가 중요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팬들도 더 즐거워하실 것이다. 구단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다. 계속 함께하게 된다면 윙포워드 자리에 기용할 계획이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는 신장이 좋은 공격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 전방에서 포스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 날씨가 덥거나 선수들이 지쳤을 때 높이로 상대를 공략할 수 있다. 상대 팀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국내 선수로 메우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헤딩 능력이 있는 외국인 선수 영입을 구단에 요청한 상태다.
- 동계 훈련 기간 어떤 것에 집중할 것인가
언제나 우리 플레이를 해야 한다. 상대를 의식하면 우리 플레이를 못할 때가 있다. 감독 입장에서 경기를 제대로 하고 지는 것보다 우리 경기를 하지 못했을 때가 더 불만족스럽다. 동계 훈련 기간 팀에 고유의 색을 입혀서 상대가 우리 플레이, 템포에 따라오게끔 하고 싶다. 또, 팀의 방향도 확실히 설정해야 한다. 속도가 빠르거나 느리더라도 모든 구성원들의 방향이 같다면 문제가 없다. 모두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 앞서 팀에 흔적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어떤 것을 남기고 싶나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선수를 성장시키는 것이다. 내 스타일을 주입하기보다는 선수들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선수들이 안산에서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그리고 시민들이나 구단이 더 높은 목표에 욕심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내가 있든 없든 외부에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팀을 만들 것이다.
- 마지막으로 안산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개인적으로 안산이라는 도시가 낯설지 않다. 결혼하고 이곳에서 생활을 했었고, 딸아이의 돌잔치도 했다. 처음 집을 마련했던 도시기도 하다. 물론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어디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더라(웃음). 그렇게 인연이 있는 곳인 만큼 안산 팬들, 안산 시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감독이 되고 싶다. 이런 목표를 세우면 자연스럽게 성적도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휘슬이 불릴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팀을 만들겠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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