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선행지표' 경매 낙찰가율 하락..대출규제,금리인상 영향
뜨거웠던 부동산 경매 시장 열기가 다소 식고 있다. 정부가 대출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등을 통해 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일반 거래시장에 이어 법원 경매시장도 주춤하고 있다.
6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1년 11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420건이며 이 가운데 751건이 낙찰돼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52.9%를 기록했다. 이는 10월(55.9%)보다 3.0%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역시 10월(106.2%)보다 2.0%포인트 낮은 104.2%를 기록했고 평균 응찰자 수도 평균 5.6명으로 10월보다 1.0명 감소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경매 지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는 총 45건이 경매에 부쳐져 17건이 유찰돼 62.2%의 낙찰률을 보였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낙찰가율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10월(119.9%)보다 12.0%포인트 낮은 107.9%로 떨어졌다.
경매 낙찰가율은 일반적으로 주택 시장의 선행지표로 불린다. 낙찰가는 주택시장의 매도 호가나 실거래가의 최저가를 바탕으로 써내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낙찰가율이 높다는 건 경매 응찰자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고도 볼 수 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2월 99.9%에서 3월 112.2%로 급등한 뒤 줄곧 상승세를 이어왔다. 낙찰가가 감정가를 넘어 시세보다 높은 사례도 나왔다. 낙찰가율 역대 최고치(119.9%)를 기록했던 지난달 서울 송파구 오금동 현대아파트 전용 170㎡는 감정가(14억5000만원)보다 59% 높은 23억1020만원에 낙찰됐는데, 이는 앞서 9월 매매시장에서 같은 면적이 22억9000만 원에 팔린 것보다 높은 가격이다.
하지만 경매에 참여한 평균 응찰자 수는 지난 9월(7.21명)부터 하락세로 돌아서더니 10월 5.05명에 이어 지난달 2.8명까지 줄었다. 이는 지지옥션이 2001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월간 기준으로 최소 수치로 서울 아파트 경매 평균 경쟁률이 지난달에 가장 낮았다는 의미다. 9월부터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아파트 경매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가계대출 규제가 잇따르자 경매 수요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부터 3개월 연속 120%대를 기록했던 인천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달 111.9%로 내려왔고, 낙찰률은 62.8%로 10월(75.0%)보다 12.2%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반해 경기도 아파트 낙찰률은 76.0%로 전월(72.5%)보다 3.5%포인트 상승했고, 낙찰가율(109.2%)과 평균 응찰자 수(7.4명)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경기도권 아파트 낙찰가율 상위 10건 중 6건이 공시가격 1억원을 넘지 못했다"며 "최근 이들 주택의 투기 방지를 위한 개선안이 거론되면서 오히려 매수세가 불붙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지방 5대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101.2%), 대구(99.7%), 울산(108.2%)의 아파트 낙찰가율이 전월보다 하락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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