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지금 필요한 건 단합".. 서로 외면한 김종인-김병준

곽우신 2021. 12. 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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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출범식 현장] "역겨운 위선 정권 반드시 교체".. 홍준표-유승민 참석 안해

[곽우신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김병준ㆍ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과 대선 승리를 기원하며 인사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김병준·이준석 공동상임선대위원장에게 빨간 목도리를 씌워주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했다. 하지만 막상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사이엔 뭔가 어색한 기류가 느껴졌다. 윤석열 후보는 기자의 '선입견'이라면서 이를 부정했지만, 국민의힘 '원 팀'은 아직 갈 길이 조금 남아 보였다.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6일 오후 출범식을 열고 정권교체의 의지를 다지며 공식적인 대선 레이스의 출발을 알렸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아래에 김병준·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이 자리하고, 그 뒤를 김기현·김도읍·조경태·이수정·스트류커바 디나·박주선·노재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받치는 진용이다.

윤석열 "100 중 99 달라도 정권교체 뜻 하나만 같다면 모두 힘 합쳐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후보 연설을 마친 뒤 두 주먹을 쥐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2년 전만 해도 우리에게 정권교체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그 기회가 왔다"라며 정권교체의 의지를 다졌다.

그는 "서민의 잠자리를 추운 거리로 내팽개치고, 부패 기득권의 사익을 챙기는 민주당 정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라고 물으며 "우리는 이 지긋지긋한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지겹도록 역겨운 위선 정권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서 향후 있을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승리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만에 하나라도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계속 있을 두 번의 선거도 뼈아픈 패배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은 그렇게 사라질지도 모른다"라고 우려했다.

윤 후보는 특히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단합'"이라며 "저는 지난 6월 정치 참여 선언에서 열 가지 중 아홉 가지 생각이 달라도, 정권교체라는 한 가지 생각만 같으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부터는 열 가지 중 아홉 가지가 아니라, 백 가지 중 아흔아홉 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의 뜻 하나만 같다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라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연설에 박수를 치는 자리에 앉아 있는 경선 경쟁자는 박진·박찬주·안상수·원희룡·장기표·장성민·최재형·하태경뿐이었다. 마지막까지 치열한 다툼을 벌였던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윤석열 "유승민 조만간 찾아뵐 것... 김종인-김병준 어색? 선입견"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왼쪽)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단상에 오르기에 앞서 대기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이날 백그라운드 브리핑에서도 '원 팀'과 관련된 질문이 주를 이뤘다.

윤석열 후보는 유승민·홍준표 등 두 후보가 자리하지 않은 데 대해서 "캠프에 계셨던 분들, 실무자분들은 오셨다"라며 "유승민 후보는 아직 뵙지 못했는데, 조만간 찾아뵙고 밖에서 응원해주실 것으로 믿고 있다"라고만 이야기했다.

현장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거나 특별한 교감을 보이지 않는 등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과 관련해서 한 기자가 묻자, 윤 후보는 "선입견을 가지고 본 것 같다. 그렇지 않다"라며 이를 부정했다.

이어 "같이 일하는 사람끼리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라며 "정권교체라는 목표, 집권 후에는 국민행복 보장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원 팀'이 돼야 한다. 서로가 조금씩 생각이 다르더라도 더 시너지를 발휘해서 잘 해나갈 거라 확신한다"라고 원론적인 답만 내놨다.

윤 후보는 지난 주 이준석 대표 등과 갈등을 빚었던 데 대해 "내 연설 바로 앞에 청년 한 분이 '불협화음이 새로운 정치의 특징'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의 방향과 맞는 이야기라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 내 그리고 선대위에서 선거방식을 두고 다른 의견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나 역시 이게 자유민주주의 추구, 민주주의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본다"라며 "앞으로도 선거운동에 나가면서,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가 승리하고 정부를 구성 하는데도 다양한 의견이 표출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그것이 합의점을 이루고 해서 나가는 게 민주주의의 하나의 중요한 과정"이라며 "당 내에 자유롭게 표출되는 이견의 합의점을 찾아 민주주의로 해결 못하는 정당이, 다른 정당과도 타협하고 민주주의적으로 해나갈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화학적 결합을 이룰지에 대한 방법론보다는 당위적 답만 내놓은 셈이다.

김종인 "윤석열에 대한 내 믿음, 국민의 믿음과 다르지 않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빨간 목도리를 들고 청년들과 대선 승리 기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한편, 이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일성은 '정권 심판'이었다. 김종인 위원장은 "우리는 지금 무능하고 부패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고 벼랑 끝에 선 민생과 경제를 되살리며 공정과 상식의 기준을 바로 세울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대장정의 출발점에 섰다"라며 "지난 5년을 돌아보면, 문재인 정부는 국가를 자신들의 어설픈 이념을 실현하는 연구실 정도로밖에 여기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상식과 원칙이 있는 사회라면 도저히 이뤄질 수 없는 일이 수시로 일어났다"라며 "검찰총장 한 명을 내쫓기 위해 정부 부처를 총동원해 온갖 해괴한 일을 벌였다"라고 이야기했다.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이던 시절 정권의 '피해자'라고 강조한 셈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쫓아내려고 했던 후보가 공정과 정의의 상징으로 지금 이 자리에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라며 "내가 윤석열 후보에게 갖고 있는 믿음과 국민이 갖고 있는 믿음이 결코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그는 지금까지 어떤 민주당 후보보다 도덕적 결함이 많은 후보"라며 "포퓰리즘으로 점철된 정책적 고민은 깊이가 얕고,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정면으로 비판할 용기조차 없는 나약한 후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저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 제1야당이 국정농단과 탄핵의 상처와 무능을 넘어 새로워졌는가에 대한 고민을 한다"라며 "제가 27살에 원 없이 뛰었고 탄생에 일조했던 박근혜 정부가 호가호위하는 간신과 비선실세의 늪에 빠져, 제 노력이 훈장이 아니라 멍에가 되어 돌아왔을 때 느꼈던 좌절감은 정치에 대한 저의 관점을 바꿔놓았다"라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10년이 지나 이제 제가 당원 동지들의 선택을 받아 당의 지휘관이 됐을 때, 이번 선거의 결과는 단순한 승리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정치가 불행한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 불가역적인 변화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지난 며칠간 제가 초래한 혼란에 대한 비판은 달게 받겠다"라며 "하지만 표를 얻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우리 윤석열 후보와 우리의 순수한 노력 사이로 남을 깎아내리고 이간질하여 본인들의 자리를 만들려는 사람이 들어오지 않았으면 했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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