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복귀 정지석, 진짜 징계는 이제부터
사생활로 물의를 일으킨 남자 프로배구 선수 정지석(26·대한항공)이 코트에 복귀했다. 연맹과 구단의 징계는 모두 소화했지만 배구팬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선수는 폭력 혐의라는 꼬리표에 대해 "감당하겠다"라고 했다.
대한항공과 우리카드의 3라운드 맞대결이 열린 지난 4일 인천 계양체육관. 대한항공 첫 서버로 나선 정지석은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린 직후 관중석을 향해 사죄 의미로 잠시 고개를 숙였다.
정지석은 지난 9월 전 여자친구의 고소로 데이트 폭력 및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정지석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만 두 차례 수상한 리그 최고 선수다. 이전까지 개인사로 구설에 오른 적도 없었다. 그래서 배신감을 느낀 팬이 많았다.
이후 고소인이 합의서와 고소 취하서를 제출했고, 정지석은 지난달 17일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엿새 뒤인 23일 사법 절차를 마무리한 정지석에게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했다. 소속팀 대한항공도 '2라운드 잔여 경기 출장 정지'라는 자체 징계를 내렸다.
일부 배구팬은 "솜방망이 징계"라며 정지석의 복귀를 반대했다. 정지석은 이런 기류 속에 우리카드전에 나섰다.
경기력은 좋았다. 트리플크라운(한 경기 서브·블로킹·백어택 각 3점 이상)에 블로킹 1개만 모자랐다. 총 16득점 하며 대한항공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강점인 서브 리시브도 여전히 안정감이 있었다. 정지석 없이도 상위권을 지킨 대한항공은 날개를 달았다.
경기장 밖에서는 일부 배구팬이 정지석 복귀를 항의하는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에도 대한항공 본사와 KOVO 사무국 앞에서 1차 시위한 바 있다.
정지석은 경기 후 "나로 인해 피해를 본 팀 동료와 구단에 죄송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켰다. 팬들에게 가장 죄송하다"라고 했다. 비난을 감수하고 코트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서는 "배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라는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V리그는 매우 어수선하다. 지난해 학폭(학교폭력) 논란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일부 팀이 비난을 받았다. 최근에는 여자부 IBK기업은행 내부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며 배구팬에게 피로감을 줬다. 이런 상황에서 정지석까지 복귀했다.
트럭 시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원정 경기에서는 정지석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가 나올 수 있다. 홈에서도 박수만 받지는 않을 것이다. 데이트 폭력 혐의는 민감하다. 개인과 팀의 성과가 폄하될 수도 있다. 복귀라는 선택으로 인해 제재금이나 출장 정지보다 가혹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정지석은 버텨낼 생각이다. 그는 "(선수로서 평가받는) 위치가 있으면 따라오는 책임감도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내가 책임지고 감당할 부문인 것 같다"라며 "구단 이미지와 팬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반성하겠다"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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