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 종전선언 '로드맵', 05년 9·19 공동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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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한반도 종전선언 협의를 지속하는 가운데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중국을 방문해 "종전선언 추진 지지"를 얻어냈다.
미국이 한국 대선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 한미 간 대북협의 내용을 좀처럼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과거 2005년 9·19 공동성명 도출과정을 참고해 외교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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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대로 미국 견인하려 하나
일본은 '시기상조' 입장 밝혀
북한 호응 여부도 지켜봐야
한국과 미국이 한반도 종전선언 협의를 지속하는 가운데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중국을 방문해 "종전선언 추진 지지"를 얻어냈다.
미국이 한국 대선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 한미 간 대북협의 내용을 좀처럼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과거 2005년 9·19 공동성명 도출과정을 참고해 외교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은 최근 한 학술회의에서 종전선언과 관련해 6자회담을 거쳐 마련된 9·19 공동성명 사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 원장은 해당 공동성명에 마지막으로 참여한 국가가 미국이라며, 남북은 물론 중국·러시아·일본의 선제적 참여가 미국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역내 평화를 반대하는 세력'으로 낙인찍힐 상황이 되자 거부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문 정부는 미국이 종전선언에 적극성을 띠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 등 주변국의 지지를 먼저 확보하며 미국의 전향적 관여를 촉구하는 분위기다.
정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10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부 장관을 만나 종전선언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적극적 지지 입장을 확인한 바 있기도 하다.
하지만 미국이 한미일 대북공조를 거듭 강조하는 가운데 일본이 '종전선언 시기상조'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문 정부 의도대로 흘러갈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아울러 북한의 호응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현재 북한은 연말을 맞아 농업·산업 등 분야별 성과를 조망하는 등 내부 결속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북측이 이달 말 개최를 예고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향후 대외 노선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2019년 연말에도 전원회의를 열고 한해 성과를 결산하며 대외 메시지를 발신한 바 있다.
무엇보다 북측이 앞서 '조건부 종전선언 수용 입장'을 밝힌 바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이 어떤 후속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북한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지난 9월 종전선언의 전제조건으로 △서로에 대한 존중 △편견적 시각 철회 △적대시 정책 철회 △이중기준 철회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미국은 "북한에 적대 의도가 없다"고 거듭 밝혀왔으며, 한국은 '김여정 하명 논란' 속에서도 북한의 신무기 시험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 않아 왔다. 미국이 적대시 정책 철회 요구에 '대응'했다면, 한국은 이중기준 철회 요구를 '수용'한 셈이다. 이중기준 철회란 제재위반에 해당하는 북한의 불법적 무력증강을 한국의 합법적 국방력 강화와 동등하게 간주해달라는 억지 주장이다.
한미의 관련 대응에 대한 북측의 공개 입장 표명은 지난 10월이 마지막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5년간 개발한 한미일 공격용 신무기를 한데 모은 국방발전전람회 기념연설에서 "남조선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남측을 향해선 이중기준 철회를, 미국을 향해선 적대시 정책 철회를 거듭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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