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그룹 "디폴트 불가피" 결국 백기..WSJ "해체수순 들어가"

이승호 입력 2021. 12. 6. 00:04 수정 2021. 12. 6. 06: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파산 위기에 몰린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쉬자인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에서 가장 큰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恒大)그룹이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불가피하다는 사정을 밝혔다. 중국 광둥성 정부는 헝다그룹에 대한 개입에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헝다그룹이 지난 3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디폴트 관련 사항을 공시했다고 5일 보도했다. 헝다그룹은 공시에서 “2억6000만 달러(약 3075억원)의 채무를 상환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상환이 어려울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알렸다. 그러면서 “채무 상환에 실패하면 일부 채권단의 채무 상환 요구가 가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헝다그룹의 달러 채권 규모는 192억3600만 달러에 이른다.

중국 광둥성 정부는 지난 3일 밤 쉬자인(許家印) 헝다그룹 회장을 소환했다. 정부 기관이 관련 업체 임원 등을 공개적으로 불러 질타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웨탄’이란 형식이다. 이후 광둥성 정부는 헝다그룹에 실무 대책반을 보내 리스크 관리와 내부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파산 위기에 몰린 헝다그룹은 그동안 각종 자산을 매각하는 방법으로 ‘급한 불’을 끄며 시간을 벌어왔다. 6일에는 달러 채권 이자로 8249만 달러를 내야 한다. 오는 28일에는 2억4300만 달러, 내년 1월에는 4억1500만 달러의 이자 납입이 예정돼 있다.

중국 금융·통화당국은 헝다그룹 사태가 금융 시스템 문제로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성명에서 “부동산 기업(헝다그룹)의 단기적인 위험이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정상적 융자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는 “헝다그룹의 부채 중 금융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가량에 그친다. (헝다그룹의 부채는) 구조적으로 분산돼 있다”고 전했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중국 주식시장은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디폴트 비율은 1% 안팎으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헝다그룹의 문제가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 정부가 파산 위기에 놓인 헝다그룹을 해체하는 수순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영국 경제연구소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루이스 퀴즈 아시아 연구책임자는 “중국에서 심각한 부동산 침체가 이어진다면 내년 4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3%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