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언급만 돼도 관련주 급등..버블 논란 여전, 제도 정비 필요

명순영 2021. 12. 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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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가 뭐길래 이렇게 ‘난리’가 난걸까. NFT(Non Fungible Token)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뜻한다. 토큰마다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이 있어 상호교환이 불가능한 가상자산이다. 위변조, 복제가 불가능해 디지털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인증서’ 역할을 한다. 이 같은 희소성 덕분에 NFT가 투자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닐 수 있게 됐다.

지난 11월11일 엔씨소프트 3분기 실적 발표날, 투자자들은 깜짝 놀랐다. 실적이 생각보다 낮아서가 아니었다. 실적이 기대 이하였는데도 주가가 상한가 가까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날 엔씨소프트 주가를 끌어올린 키워드는 바로 ‘NFT’였다. 엔씨소프트가 2022년 NFT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새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히자 주가가 폭등했다. 10월까지만 해도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던 애널리스트도 목표주가를 올리기 시작했다.

NFT는 2017년 이더리움 기반 ‘크립토키티(CryptoKitties)’가 등장하며 주목받았다. 크립토키티는 캐나다 게임 개발 스타트업 대퍼랩스가 개발한 가상 고양이 육성 게임이다. 다양한 가상 고양이를 수집하고 교배해 자신만의 희귀한 새끼 고양이를 만들어낸다. 이용자는 고유한 일련번호가 부여된 게임 속 고양이를 암호화폐로 사고 팔았다. 2017년 말 ‘드래곤’이라는 고양이가 11만 달러(1억2000만 원) 상당의 암호화폐로 거래되기도 했다. 크립토키티는 암호화폐가 송금 수단을 넘어 디지털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 NFT의 실질적인 첫 성공사례였다.

NFT는 스포츠 명장면 등을 담은 영상·사진·텍스트는 물론, 가상세계 속 부동산 등에도 접목시킬 수 있다. 인터넷 정보망 ‘월드와이드웹(WWW)’ 창시자이자 영국 컴퓨터 과학자 팀 버너스리는 지난 6월 30년 된 웹 소스 코드를 경매에 부쳤다. 검은 컴퓨터 화면에 1만여 줄의 코드를 입력하는 모습을 촬영한 30분짜리 동영상과 소스 원본파일, 디지털 포스터, 버너스리 편지를 담은 NFT였다. ‘이것이 모든 것을 바꿨다(This Changes Everything)’라는 제목의 NFT는 일주일간의 경매 뒤 540만 달러(65억 원)에 팔렸다. 국내에서는 간송미술관이 국보(國寶)를 NFT로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간송미술관은 지난 7월 훈민정음해례본을 100개의 NFT로 만들어 판매했다. NFT 1개당 가격이 1억 원에 달했는데 불티나게 팔렸다.

그렇다면 NFT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우선 NFT 전문 옥션이나 사이트에서 거래 중인 NFT를 구매해 향후 더 높은 가격에 되팔아 수익을 낼 수 있다. 고가 미술품이나 피규어 같은 오프라인 소장품 시장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

NFT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암호화폐’를 사들이는 것도 방법이다. NFT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나 메타버스 플랫폼에 사용되는 코인을 거래소에서 매입하는 것이다. 게임 코인 대장주는 ‘엑시인피니티(AXS)’다. 엑시인피니티 가격은 연초 대비 2만% 가까이 치솟았다. 위메이드 게임 코인 ‘위믹스(WEMIX)’ 역시 급등을 거듭했다. NFT 기반 메타버스를 운영하는 ‘디센트럴랜드(MANA)’나 ‘더샌드박스(SAND)’는 최근 가격 상승폭이 가장 컸던 코인이다. 페이스북이 ‘메타’로 사명을 변경하는 등 메타버스에 ‘올인’할 것을 선언하며 기존 플랫폼 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코인이 아닌 ‘메타버스 관련주’에도 투자해 볼 만하다. 메타버스 구현에 필수적인 그래픽카드, 또 메타버스 내에서 NFT를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가상현실(VR) 기술 관련 업체들이다.

NFT가 인기를 끈다고 장밋빛 미래만을 그려선 곤란하다. 무엇보다 버블 논란이 거세다. 또한 NFT로 제작할 실물이 위작이면 이를 감별할 수단이 없다. 원작자가 아니더라도 NFT를 만들고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은 시장 성장을 방해할 요인으로 꼽힌다. 법이 NFT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로 언급된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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