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백신 맞아야 학원간다니.." 엄마들 '부글부글'

이형민,박장군,신용일 2021. 12. 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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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2월부터 만 12~18세 청소년들도 학원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에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청소년들의 낮은 백신 접종 완료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방역패스 없이 학업시설 이용에 제약이 생기면서 사실상 청소년 접종을 강요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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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에 반발
'아이들 백신 강요마라' 청원도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10월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한 학생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내년 2월부터 만 12~18세 청소년들도 학원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에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청소년들의 낮은 백신 접종 완료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방역패스 없이 학업시설 이용에 제약이 생기면서 사실상 청소년 접종을 강요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유모(50)씨는 지난 4일 수학학원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학원을 다닐 수 없다’는 공지를 받았다. 유씨는 5일 “청소년 백신 안정성에 대한 확실한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백신 부작용이 걱정돼 아이에게 백신을 맞추지 않고 있다”며 “그런데 갑자기 방역패스 때문에 학원까지 다니지 못하게 되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기준에 따르면 2003년 1월 1일~2009년 12월 31일 출생한 청소년은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만 내년 2월부터 학원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1·2차 접종 간격과 접종 완료 시점(2주 이후)을 고려하면 1~2주 안에 백신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이달 중순에는 대부분 중·고등학교의 기말고사가 예정돼 있어 백신 접종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성급한 방역패스 결정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커뮤니티에는 “학원을 그만두고 과외라도 시켜야 할 것 같다” “내 자식 아니라고 아이들을 사지로 내모느냐” 등의 비난 글이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지난 3일 ‘아이들까지 백신 강요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돼 이날까지 7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일선 학교들도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앞서 시·도 교육청은 청소년 백신 접종이 시작되자 ‘학생들에게 접종 강요 분위기를 조성해서는 안 된다’며 학교에 공지를 내렸다. 경기도 한 중학교 교사인 심모(32)씨는 “학원뿐 아니라 독서실이나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출입 시 방역패스를 제시해야 한다면 사실상 공부할 공간을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 방학을 앞두고 학습 일정을 짠 학원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제주도에서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는 허모(55)씨는 “자녀 접종이 불안하다는 학부모들에게 백신을 강요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방역 수칙을 어기며 수업도 할 수 없는 노릇이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청소년 접종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청소년 접종 강요는 자칫 사회적 이득이 크다는 이유로 개인에게 희생을 강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 방역패스를 강제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2~17세 청소년의 1차 접종률은 46.9%, 접종 완료율은 24.9%에 그친다.

이형민 박장군 신용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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