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오미크론 뚫렸나..인천 교회 간 서울대·외대생 3명 의심

황수연 2021. 12. 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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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40대 목사 부부로부터 시작된 국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n차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사실상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 부부와 관련된 인천의 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속속 확인돼 전국적 확산 우려가 커졌다.


환자 3명 추가…나흘 만에 누적 12명으로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오미크론 환자는 3명 추가돼 총 12명으로 늘었다. 지난 1일 오미크론 첫 환자가 5명 확인된 이후 나흘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불었다.

감염 경로로 나눠보면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다 감염된 40대 인천 부부와 50대 경기 여성 2명을 뺀 8명이 지역사회 내에서 전파된 사례들이다.

5일 오전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가 일고 있는 인천 모 교회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전날까지 40대 부부와 이들의 10대 자녀, 부부의 30대 지인 B씨와 B씨의 아내(C), 장모(D), B씨의 지인(E)과 경기도 거주 50대 여성 2명 등 9명이 확진됐었는데 이날 E씨의 30대 여성 지인과 50대 동거인, B씨와 식당에서 접촉한 50대 여성 등 3명이 오미크론 환자로 추가됐다. 모두 인천 거주자다. 12명의 오미크론 확진자들과 별도로 역학적으로 감염 가능성이 커 변이 분석을 하는 이들은 14명에 달해 추가 감염자는 더 늘 수 있다.


교회 중심 곳곳 n차 전파…충북 의심자 1명 추가


부부에서 시작한 오미크론 감염이 지인 B씨→B씨의 가족(C, D), 지인(E)→C, D, E 소속 교회 신자→신자 가족, 지인 등 5, 6차 감염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접촉자 범위도 넓어져 당국이 추적하는 대상자는 4일 기준 최소 1088명 이상, 이중 밀접 접촉자만 552명에 달한다.

특히 확진자들이 참석했던 인천의 한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확산할 우려가 큰 상황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B씨로부터 전파된 C, D, E씨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지난달 28일 오후 1시 인천 대형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이들이 참여한 예배에는 신도 411명이 모였고 이전 시간대인 오전 11시 예배 참여자는 369명에 달한다. 당국이 교회 신도들에 대한 선제 검사를 진행 중인데 인천시에 따르면 5일까지 교인과 교인 가족, 지인 등 교회와 관련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들은 벌써 20명에 이른다.

5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의 한 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첫 집단감염이 확인, 출입문이 폐쇄돼 있다. 뉴스1

교회는 여러 사람이 밀폐된 공간에 오랜 시간 붙어 앉아 기도문을 외거나 찬송을 하는 특성 때문에 코로나19 집단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 다만 교회 관계자는 “예배에 참석한 신도들은 마스크를 썼고, 서로 가까이 대화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예배 본당 규모가 3600석이라 예배 중 밀접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교회 측 주장이다.

교회 신자가 다양한 거주지에 퍼져 있어 전국적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5일 역학적 의심 사례로 추가된 1명은 충북 거주자로 확진자들이 방문했던 시기 교회를 찾았다가 코로나19 확진됐고 변이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한국외국어대학교 재학생 1명과 경희대학교 재학생 1명, 서울대학교 재학생 1명도 오미크론이 의심돼 조사 중이다. 이들은 모두 외국인으로 인천 교회에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안산시에 따르면 교회를 다녀온 단원구 한 중학교 2학년 학생 1명도 오미크론이 의심되는 상태다.

코로나19 오미크론 추가 확산 가능성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미접종, 전파 위험 키웠나


교인 상당수가 미접종자라, 전파의 약한 고리였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확진자와 의심사례 등 모두 26명 중에 백신 접종 완료자는 7명뿐(26.9%)이다. 나머지 19명중 2명은 1차 접종만 끝낸 불완전 접종자, 17명은 미접종자다. 전 국민 백신 접종률이 80%를 넘어선 걸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미접종자 비율이 높은 것이다.
5일 오후 인천 연수구 고려인 밀집구역 함박마을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외국인과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관련자 상당수가 외국인인 탓에 접종률이 낮았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시 관계자는 “신분 때문에 (접종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 국가 시책에 대한 개념이 덜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교회 관계자는 “외국인이 이용하는 특정 커뮤니티에서 백신 무용론에 대한 얘기가 많았고 이 때문에 많이 안 맞았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는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5일 신규 환자는 주말임에도 5128명을 기록해 5000명 넘게 나왔다. 위중증 환자도 744명으로 닷새째 700명대를 나타냈다. 위중증 환자가 늘다 보니 사망자도 늘어 43명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최근 사적 모임 제한을 강화하는 등의 특별방역대책을 내놨지만 확산세를 꺾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장 눈에 띄는 건 사적 모임 제한 조치인데 방역에 대해 해이해진 경각심을 높일 신호는 될 수 있지만 당장의 신규 환자와 중환자 발생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금의 정책 효과는 2, 3주 뒤 나타날 것인데 유행 악화의 속도를 늦추는 정도일 것”이라며 “오미크론 유입을 최대한 늦춰 그사이 대응 역량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수연·심석용·최서인기자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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