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밤 장수 모자, 은행강도 복면..올 겨울 복고가 부른 핫템

이병준 2021. 12. 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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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추위가 예년보다 강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근 실용성을 강조한 겨울 모자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스타일과 보온성을 모두 갖춘 겨울 모자 제품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스키 마스크’나 ‘은행 강도 복면’ 등으로 불리는 발라클라바가 대표적이다.

LF 2021 가을·겨울 시즌 스페이드클럽 서울 화보. 모델이 발라클라바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 LF]


발라클라바는 머리와 목·귀·입을 감싸는 방한용 모자다. 19세기 크림 전쟁에 파견된 영국군이 혹한을 견뎌내기 위해 털실로 방한모를 만든 것에서 유래했다. 이름은 크림 반도의 한 마을 이름이자 크림 전쟁의 주요 전투 중 하나였던 ‘발라클라바 전투’에서 따왔다.

발라클라바는 투박하지만, 방한성이 뛰어나고 활용도가 높다. 기존엔 주로 스포츠용품으로 쓰이거나 군경·소방관 등 특정 직업군이 착용해 왔다. 하지만 복고 열풍에 기능성을 중시하는 트렌드, 새로운 것을 찾는 젊은 세대의 수요가 맞아떨어지며 새로운 ‘패션 템’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레이싱 대회에서 네덜란드 출신의 리누스 비케이가 발라클라바를 쓰고 있다. [AP=연합뉴스]


패션업계 관계자는 “복고풍의 새로운 유행을 의미하는 ‘뉴트로’ 트렌드가 촌스럽고도 힙한 발라클라바의 유행을 이끌었다”며 “또 실용성과 편안함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경향이 확산하면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보온성을 높이는 패션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수 강민경과 방송인 김나영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발라클라바 착용 사진을 공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일례로 LF 스페이드클럽서울이 지난달 중순 출시한 재활용 캐시미어와 울 소재의 발라클라바는 일주일 만에 완판돼 추가 생산에 들어가기도 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에잇세컨즈는 시어링(짧게 깎은 양털) 소재의 ‘벙거지(버킷햇)’와 ‘군밤 장수 모자(귀도리 모자, 트루퍼햇)’도 내놨다. 버킷햇은 최근 출시돼 완판됐고, 거꾸로 뒤집어도 쓸 수 있는 ‘리버시블 디자인’을 적용한 트루퍼햇도 인기를 끌었다.

에잇세컨즈의 올 겨울철 관련 매출은 지난해보다 170% 이상 늘었다. 코오롱FnC도 왁과 엘로드 등 브랜드에서 각각 코듀로이와 울 니트 소재의 캡, 인조모피를 쓴 골프용품 등을 선보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에잇세컨즈의 버킷햇. [사진 삼성물산 패션부문]


패션업계 관계자는 “MZ세대(1980년~2004년 출생)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골프·등산 등 운동을 하는 경우는 물론 출근 시에도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모자가 출시되고 있다”며 “겨울철 모자는 어른들만 쓰는 전유물이 아니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건강과 스타일 모두 챙기는 아이템으로 등극했다”고 전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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