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수주액, 2배 껑충.."이제는 선가 인상"
한국 조선 빅3(현대중공업그룹·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수주액이 지난해보다 껑충 뛰었다. 올해(1월~12월 첫째 주) 3사의 누적 수주액은 445억 달러(약 52조원)로 지난해 연간 실적(211억 달러)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수주 가뭄을 겪은 2016년(70억 달러)의 6배 수준 이상이다. 대형 화물선 발주가 연말에 몰리는 점을 고려하면 3사의 수주액은 이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선업계 수익성 향상을 위해선 선가(船價) 인상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올 1월부터 이달 초까지 총 224척(해양 3기 포함)을 수주했다. 수주금액은 225억 달러(약 26조원)로 지난해 전체(100억 달러) 수주액의 2배 이상이다. 연말까지 250억 달러를 달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같은 기간 대우조선해양은 60척을 108억 달러(약 12조원)에 수주했고, 삼성중공업은 75척을 112억 달러(약 13조원)에 수주했다. 3사의 수주액은 올해 초 제시한 목표 금액의 각각 140%, 151%, 123%에 달한다. 대조양의 경우 2014년(149억 달러) 이후 7년 만에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중형 조선소의 실적도 뛰었다. 글로벌 조선·해운 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중형조선 4사(대한조선·대선조선·케이조선·한진중공업)의 올해(1~10월) 수주액도 지난해보다 두세배 늘었다.
업계는 경기 회복으로 인한 전 세계 해운업계의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필두로 한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난 점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인한 기저 효과가 없진 않지만, 그보단 조선업이 정상적인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컨테이너선 발주가 지난해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이 정도면 지난해 밀린 주문이 올해 나왔다기보단 글로벌 물류 산업이 살아나며 조선업을 견인했다고 보는 게 맞다”며 “특히 기술우위를 가진 LNG선도 한국이 거의 싹쓸이해 목표액을 웃돌았다”고 말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은 592만CGT(표준 화물선 환산 t 수)였다. 이중 한국 조선업계가 90%가 넘는 538만CGT를 수주했다. LPG 운반선도 한국이 전 세계 물량의 70%를 수주했다.
올해 목표액을 초과하는 수주로 인해 주요 조선소의 슬롯(도크 예약)은 2023년까지 차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제는 수주 우선 영업보단 수익성 향상을 위한 정책이 필요한 때라는 시각이다. 최 연구원은 “올해 컨테이너선 가격은 오른 데 반해 LNG선과 탱커(원유 운반선)는 큰 차이가 없다”며 “3년 정도 슬롯이 차 있기 때문에 조선소 입장에선 가격 인상을 시도해볼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전 세계 조선 발주량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예상보다 많은 물량이 나와 내년엔 약 25%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도 최근 5년간 발주량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전했다. 2027년까지 100척가량을 기대했던 카타르의 LNG선 발주가 예상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든 탓이 크다.
한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1~11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4498만CGT로 중국이 점유율 49%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38%로 뒤를 이었다. 중국 조선소는 자국 발주가 수주액 기준으로 절반 이상이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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