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미크론 강한 전파력, 감기 바이러스와 혼종 가능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일반적인 감기 바이러스에서 일부 유전자를 가져온 혼종이기 때문에 전파력이 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바이오메디컬 정보 분석업체인 엔퍼런스(Nference) 연구진이 오미크론 변이의 염기서열 분석 결과가 담긴 논문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는 일반적인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달리 감기 바이러스에서 발견되는 유전자 코드를 가지고 있었다. 이로 인해 연구진은 오미크론이 다른 코로나19 변이보다 전파력은 강하지만 중증화 가능성이 낮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WP는 전했다.
연구진은 오미크론 변이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SARS-CoV-2 바이러스와, 코로나 계열이지만 일반 감기만을 유발하는 HCoV-229E 바이러스에 동시에 감염된 숙주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 코드는 오미크론을 제외한 다른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선 확인된 적이 없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논문을 공동집필한 생명공학자 벤키 순다라라잔은 WP에 "오미크론 변이와 HCoV-229E 바이러스의 '두드러진(striking)' 유사성은 오미크론을 인간 숙주에 더욱 익숙하게 만들었고, 일부 면역체계를 우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바이러스는 통상적으로 감염력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심각한 증상을 초래할 수 있는 특성은 상실한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그런 경우인지 확실히 알기 위해선 더 많은 자료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불공정한 백신 분배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추가 변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엔퍼런스 연구진의 이번 연구 결과는 사전출판 단계에 있어 아직 동료심사를 거치지 않았다.
한편 아프리카 남부 보츠와나에서 지난달 11일 처음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은 세게 곳곳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이날 현재 6개 지역 38개국에서 발견됐으며 초기 데이터를 비교해보면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에 걸릴 경우 증상이 경미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마리아 반 커코브 WHO 코로나19 기술책임자는 "증상이 경미하다는 초기 보고가 있지만, 아직 단정하기 이르다"며 "코로나19에 감염된 모든 사람은 변이와 상관없이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병증을 정확히 알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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