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의 작전판] '빅4 킬러' 웨스트햄 돌풍, 첼시까지 넘었다

한준 기자 2021. 12. 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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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선수단. 웨스트햄 공식 트위터 캡쳐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웨스트햄유나이티드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2021-2022시즌 카라바오컵에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시티를 연이어 탈락시키며 8강에 올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리버풀에 올 시즌 유일한 패배를 안긴 데 이어 '유럽 챔피언' 첼시까지 홈에서 3-2로 꺾었다.


4일(한국시간)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먼저 앞서간 쪽은 첼시였다. 전반 28분 메이슨 마운트의 코너킥을 수비수 치아구 시우바가 헤더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었다. 웨스트햄은 전반 40분 조르지뉴의 백 패스가 골키퍼 에두아르 멘디에게 불안정하게 이어지자 제러드 보웬이 달려들어 압박했고, 결국 공을 빼앗은 뒤 멘디의 태클에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었다.


웨스트햄은 전반 40분 마누엘 란시니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켜 1-1로 따라 붙었다. 첼시는 최근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마운트가 전반 44분 하킴 지예흐가 왼쪽 측면에서 문전 우측으로 크게 열어준 패스를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다시 앞서갔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보웬. 웨스트햄 트위터 캡쳐

후반전은 웨스트햄의 역전쇼였다. 후반 11분 블라디미르 초우팔의 마무리 패스를 보웬이 정교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넣었고, 후반 42분 미카일 안토니오의 패스를 받은 아서 마우사쿠의 크로스 패스가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가며 웨스트햄이 3-2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두 골을 더 추가할 기회도 있었다. 경기 기대 득점은 웨스트햄이 1.96골로 1.03골을 기록한 첼시에 이길만 했다는 내용을 대변한다.


리그 선두였던 첼시는 웨스트햄에 시즌 두 번째 패배를 당하며 승점 33점에 멈췄다. 리버풀이 울버햄프턴원더러스를, 맨체스터시티가 왓포드를 꺾어 첼시는 3위까지 밀렸다.


◼︎ 점유율 36% 웨스트햄이 이긴 힘


이날 경기 통계 기록으로 드러난 웨스트햄의 강점은 강한 압박 및 문전 수비 집중력, 공격 효율성이다. 첼시는 전반전에 12개 슈팅을 때리며 2골을 넣었으나 후반전 7개의 슈팅은 겨우 유효 슈팅 1개로 이어졌을 뿐이다. 경기 전체 슈팅은 19개로 웨스트햄보다 앞섰으나 전체 유효 슈팅은 7개에 불과했다. 웨스트햄 수비 블로킹에 막힌 슈팅이 무려 8개였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로멜루 루카쿠를 투입했으나 웨스트햄 문전 진입이 쉽지 않았던 첼시는 7개의 슈팅이 박스 밖에서 시도된 중거리 슈팅 시도였으며, 헤더 슈팅 시도도 5차례로 빌드업 플레이를 통해 웨스트햄 압박을 해제하지 못했다.


웨스트햄은 경기 전체 11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그중 5개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했다. 웨스트햄의 슈팅 중 첼시 수비 블로킹에 막힌 슈팅은 단 하나도 없었다. 이날 볼 점유율 63.6%를 기록한 첼시가 라인을 높이고 경기를 주도한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공을 두고 벌어진 일대일 대결 및 파괴력에서는 웨스트햄에서 앞섰다.


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경합 승률이다. 웨스트햄은 전반전 54.8%, 후반전 52.8% 등 총 53.6%의 경합 승률을 기록하며 46.4%에 그친 첼시 보다 선수간 볼 다툼에서 앞섰다. 36.4%의 볼 점유율 만으로 첼시를 상대로 3골을 넣은 웨스트햄의 힘은 견고한 수비와 힘있는 역습이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미카일 안토니오는 좌우 측면으로 활발하게 벌려 움직이며 공을 다투고 운반하고 세컨드볼 경함에 기여했다. 좌우 측면 공격수 마누엘 란시니는 기술적으로, 제러드 보웬은 역동적으로 첼시 수비 뒤 공간을 흔들었다. 이 세 선수는 스리백 수비를 구성한 첼시의 윙백 뒤 공간과 센터백과 센터백 사이 공간을 잘 공략했다. 


◼︎ 캉테 없는 첼시, 스리백 보호 취약


안토니오는 육중한 체구를 바탕으로 5번의 경합 성공, 3번의 공중볼 경합 승리를 기록한 것은 물론 과감한 돌파 시도로 드리블 2회 시도에 100% 성공 및 크로스 패흐 3회 시도에 2회 성공 등 공수 양면에 걸쳐 살림꾼 역할을 했다. 중앙 공격수지만 윙포워드에 가까운 커트 아웃 플레이로 첼시 스리백의 허점을 공략해 균열을 만들었다.


첼시는 무엇보다 은골로 캉테가 없는 중원 조합이 스리백 보호에 취약했다. 웨스트햄은 세 명의 공격수 뿐 아니라 데클란 라이스와 토마시 수체크 등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 역시 강한 압박을 구사했고, 스리백 수비를 구축하며 최근 라이트백으로 좋은 경기를 해온 벤 존슨을 왼쪽 윙백, 부상에서 회복한 초우팔을 오른쪽 윙백으로 배치해 전진 압박의 밀도를 높였다.


올 시즌 좋은 경기력을 보인 파블로 포르날스나 사이도 벤라마 같은 세컨드 톱을 배제해가며 수비를 강화한 웨스트햄은 후반전 승부처에 결국 이 둘을 모두 투입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왼쪽 윙백으로 교체 출전한 마수아쿠는 결국 결승골을 터트리며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웨스트햄의 강력한 축은 경기 조율, 공격 가담, 수비 커버 등 모든 면에서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라이스와 수체크의 중원 콤비다. 하지만 퀴르트 주마가 가세한 수비라인, 안토니오가 한층 꾸준한 경기를 펼치고 있는 공격 라인 등 척추 라인 전체가 안정세를 보이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허황된 꿈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객관적 전력에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빅4로 꼽히는 팀에 모두 승리를 거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4위 자리를 지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지만 웨스트햄은 별들의 전쟁에 도전할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웨스트햄 공식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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