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윤석열] ② '인산인해' 부산 서면..이준석 '비단주머니' 재개되나
'커플티' 입고 유세 나선 尹-李
윤석열 "이준석에 선거운동 전권"
‘사진 찍고 싶으면 말씀주세요’, ‘셀카 모드가 편합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서면 거리에 이 같은 문구가 앞뒤로 써 있는 ‘빨간 커플티’를 입고 나타났다. 이 대표가 준비한 ‘전투복’이다. 전날 ‘울산 회동’으로 극적 화합한 두 사람의 모습에 부산 시민들은 열광했다.
유세 현장에는 특히 2030세대들이 많이 모여 윤 후보와 이 대표를 웃음 짓게 했다. 윤 후보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이기도 한 이 대표와 어깨동무하며 젊은 시민들과 ‘셀카 타임’을 즐겼다. 전투복이 톡톡한 효자 노릇을 했다. 이 대표의 ‘비단 주머니’가 재개됐다는 신호탄이다.
수백명 인파에 ‘청년’들 셀카 요청도 봇물
이날 오후 3시 윤 후보와 이 대표가 나란히 빨간 후드티를 입고 아트박스 부산 서면점 앞에 나타났다. 윤 후보와 이 대표를 보기 위해 수백명의 인파가 몰려 약 300m를 걷는 데 50분이 걸렸다.
양쪽 가장자리에 선 시민들은 연신 “정권 교체 윤석열”을 연호했고, 윤 후보는 두 손을 들어 흔들며 답례했다. “윤석열, 이준석 파이팅”을 번갈아 연호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두 사람이 ‘사진을 찍고 싶으면 말해달라’는 문구가 적힌 후드티를 입은 덕분인지 유독 사진 요청이 많았다. 특히 2030세대 뿐 아니라 10대 청년들의 “셀카를 찍자”는 요청이 줄을 이었으며, 5060세대가 “밀어줘 밀어줘”라고 막힌 길을 열어주며 ‘신구’가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청년들로부터 능숙하게 휴대폰을 넘겨받아 연신 셀카 버튼을 눌렀고, 윤 후보 옆으로 청년들이 서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자연스럽게 포토타임이 마련됐다.
이날은 윤 후보의 음력생일이기도 했다. ‘오늘부터 95일! 단디하자’는 케이크를 전달받은 윤 후보는 이 대표와 함께 고깔모자를 쓰고 케이크를 들어 올렸다. “와” 하는 함성소리가 들리자 윤 후보는 사투리로 “단디하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尹 “져서도 안되고, 질 수도 없는 선거 만들어야”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시당에서 당 지도부와 함께 연 첫 현장 선대위 회의서 “이번 선거는 우리가 절대 져서도 안 되고 질 수도 없는 그런 선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과 홍보미디어본부장이기도 한 이 대표는 먼저 후드티를 입고 나와 “준비했던 전투복을 입고 왔다”며 “후보가 안 입으면 어쩌나 싶을 정도로 파격적인 문구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서면에서는 똑같은 옷을 입겠다”고 예고했다.
이 대표가 ‘전투복’이라 명명한 이 복장은 윤 후보를 위한 이 위원장의 ‘비단주머니’가 재개됐다는 의미로 보인다. 비단주머니는 이 대표의 대선 비책을 의미한다.
이 대표는 앞서 온라인 댓글 조작 방지시스템인 ‘크라켄’ 프로그램을 첫 번째 ‘비단주머니’로 공개한 바 있다. 두 번째 비단주머니로는 ‘인공지능(AI) 윤석열’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유세차’가 거론됐었다. AI윤석열과 GPS유세차는 이달 초에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두 사람의 갈등에 공개가 늦어지고 있다.
이준석에 무한신뢰 보내는 윤석열
이 대표가 다시 윤 후보의 ‘천군만마’로 활약하게 되면서 이 대표의 꾀주머니인 비단주머니 시리즈도 머지않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비단주머니들은 윤 후보의 약점으로 손꼽히는 ‘청년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특히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그간 ‘석열이형’을 자처했음에도 2030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젊은 세대의 큰 지지를 받고 있으며, 기획력이 타고난 이 대표의 도움을 얻어 청년들과 공감대와 접점을 늘리는데 더욱 주력할 계획이다.
윤 후보는 아예 선거운동 전권을 이 대표에게 넘겼다. 윤 후보는 이날 이 대표를 향해 “함께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된 것이 후보로서 큰 행운”이라며 “선거운동 기획에 대해 이 대표에게 전권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선대위를 둘러싸고 일어난 앞서 나흘간의 갈등이 무색하게 이 대표를 향한 신뢰를 전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젊은 세대와 소통을 늘려가고,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가질 만한 행보를 하는 게 선거전략의 으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 총괄 본부마다 젊은 보좌역을 배치하는 식으로 젊은 세대 의견이 적재적소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젊은 세대의 지적 사항이 반영되는 것이 선대위 기본 사항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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