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호소' 나선 이재명 "비천한 집안서 태어난 걸 어떡하나"

'매타버스' 전북 일정서 가족사 언급
"진흙 속에서도 꽃은 피지 않느냐"
'전북 차별론' 부각하며 지지 호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전북 군산시 공설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전북에서 "제가 출신이 비천하다. 비천한 집안이라 주변에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온다"면서 감성에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으로 군산공설시장을 찾아 즉석연설을 통해 "전국을 다녀보면 전북이 다른 지역보다 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어려웠던 어린 시절 가정 환경과 불운한 가족사를 언급했다.

그는 "제 어머니, 아버지는 화전민 출신으로 성남에 와서 아버지는 시장 화장실 청소부, 어머니는 화장실을 지키며 대변 20원, 소변 10원에 휴지를 팔았다"며 "그 젊은 나이에 남정네들 화장실 들락거리는 앞에 쭈그려 앉아 먹고 살겠다고 그래 살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는 대로 정신질환으로 고생하던 형님은 돌아가셨다. 저하고 같이 (가족 중) 제일 출세한 사람"이라며 "그 밑에 넷째 여동생은 요구르트를 배달하고 미싱사를 하다가 화장실에서 죽었는데 산재 처리도 못했다. 제 남동생은 지금 환경미화원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제 집안이 엉망이라고 누가 흉을 보더라"며 "제가 출신이 비천해 주변을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온다. 하지만 제가 그렇게 태어난 걸 어떡하겠느냐. 진흙 속에서도 꽃은 피지 않느냐"고 했다.

이 후보는 전북 차별론도 부각했다. 그는 "제가 전남·광주를 갔다가 올라오는 길에 전북을 들렀더니 (시민이) '우리가 흑싸리 껍데기냐'고 말하고, 전북을 먼저 가고 전남·광주를 가니 '지나가는 길에 들렀냐'고 하더라"며 "그래서 이번에는 전북의 소외감을 고려해 전북 일정을 따로 잡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전날에도 "전북은 호남이란 이유로 차별 받고 지방이란 이유로 또 똑같이 차별 받아 일종의 '삼중 차별'을 받는 것 아니냐 생각하시는 것 같다"라며 "나름의 타당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지지자들을 향해 "제가 저를 만들 수 없다. '대통령이 되라'는 덕담은 고마운데,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행동해 달라"며 "1만 명이 있어도 조직된 세 명을 이기기 어렵다. 다 각개격파 당할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