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굴을 먹으면 사랑도 오래간다" 세계의 굴 요리

전지영 2021. 12. 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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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전지영의 세계의 특별한 식탁(52)


굴의 종류는 80여 종에 이르고 나라마다 먹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사진 pxhere]

날씨가 추워지면 굴이 한창 제철이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졸깃한 굴은 생으로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이다.

고대 로마 황제부터 나폴레옹, 카이사르, 비스마르크 등 세계를 정복했던 많은 남성이 엄청난 양의 굴을 먹었다고 한다. 실제로 굴에 함유된 미량영양소인 아연은 남성 호르몬과 정액의 성분이기도 하다. 국내 수산업 관련 단체에서는 “남자는 여자를 위하여, 여자는 남자를 위하여”라는 홍보문구로 굴을 먹으라고 홍보하고 있고 서양에도 “Eat oysters, Love longer” 즉 굴을 먹으면 사랑도 오래간다고 전해진다. 굴따는 어부는 얼굴이 새까맣지만, 어부 딸의 얼굴은 희고 매끄럽다고 한다. 여성에게도 굴은 피부미용과 다이어트, 또한 칼슘보충에도 좋은 음식으로 바다의 우유라고도 불린다.

굴의 종류는 80여 종에 이르고 나라마다 먹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신선한 것은 날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는 초고추장을 찍어 먹고 유럽에서는 레몬즙을 뿌려 먹는다. 우리나라에서는 굴전, 굴밥, 굴국 등 굴을 이용하여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먹고 김치에도 굴을 넣어 시원한 맛을 즐긴다. 충청도 지방에서는 어리굴젓이 유명하고 전라도에서는 소금에 굴을 절인 석화 젓이 유명하다.



일본의 카키프라이(Kaki Fry)

노릇노릇 바삭한 일본의 카키 프라이. [사진 Yuichi Kosio on flickr]


일본의 굴튀김은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에 주로 즐긴다. 굴 껍질을 까서 밀가루를 뿌리고 풀어놓은 달걀물에 담근 후 빵가루에 묻혀 바삭바삭하고 노릇하게 튀겨내면 카키프라이 굴요리가 완성된다. 노긋하고 바삭한 굴튀김에 레몬즙을 뿌려 비린내를 없애고, 신선한 야채와 타르타르 소스와 같이 먹으면 바삭한 겉표면과 촉촉한 속안의 굴 육즙이 입안가득 퍼진다.


태국식 오믈렛 호이 토드(Hoy tod)
호이 토드는 길거리 음식 판매대에서 흔히 파는 태국 전통 음식이다. 바삭바삭한 오믈렛은 통통한 굴을 고소한 달걀 반죽을 입힌 후 아삭한 숙주나물과 대파를 얹어 낸다. 그린 칠리 소스, 피쉬 소스 또는 토마토 소스와 같은 다양한 소스를 찍어 먹는다. 호이토드보다 조금 더 부드럽고 촉촉한 수안(suan)이라는 굴오믈렛도 있는데, 이것은 남성들이 주로 선호하는 반면 여성은 바삭바삭한 호이 토드를 좋아한다.


중국 푸젠성의 굴 오믈렛 (Oyster Omelet)
굴 오믈렛은 중국 푸젠성 차오저우시(FUJIAN)에서 유래했는데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에서 인기있는 음식이 되었다. 중국식 굴 오믈렛은 달걀을 풀고 감자전분을 조금 넣고 굴을 넣어 후라이팬에 지져내면 된다. 지역에 따라 요리사들이 라임즙을 섞은 매콤한 칠리소스를 소량 넣어 전체 요리의 맛을 돋우기도 한다. 대만에 있는 타이난시는 중국에서도 가장 맛있는 굴 오믈렛으로 유명하다. 해안에 위치해 있어 신선한 굴을 공급 받기 좋은 도시이기 때문이다.


미국 뉴올리언스의 굴 에피타이저(Oysters Bienville)

미국 뉴올리언스의 굴 에피타이저 요리. [사진 VIUDeepBay on Wikimedia Commons]


미국 뉴올리언스에서는 석화를 반으로 가르고 굴 위에 빵가루, 치즈, 양파, 버섯, 새우, 와인, 그리고 버터로 만든 소스를 발라 함께 구워서 만든다. 굴이 옅은 갈색이 될 때까지 구운 후 바로 제공되며,잘게 썬 파와 레몬 조각으로 장식한다. 미국에서도 값비싼 에피타이져 요리로 뉴올리언스의 많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제공되고 있다.


프랑스의 굴 카나페(Oyster canapés)
미식의 나라답게 프랑스에서는 굴을 카나페로 즐기는데 훈제굴이나 생굴 또는 데친 굴을 이용해서 만든다. 간단한 토스트나 진한 호밀과 품퍼니켈 빵위에 굴을 얹고 다양한 식재료들을 함께 장식해서 주로 에피타이저로 즐긴다. 굴은 기름기가 적고 담백해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리는 프랑스 고급 카나페 요리이다.


멕시코의 오스티오네스 아 라 베라크루사나(Ostiones a la veracruzana)
오스티오네스 아 라 베라크루사나(Ostiones a la veracruzana)는 멕시코의 전통 전채 요리이다. 이 요리는 굴, 버터, 기름, 양파, 마늘, 토마토, 할라페뇨, 밀가루, 화이트 와인, 파슬리 등의 재료들을 이용해서 만든다. 양파와 마늘을 기름에 튀긴 다음 할라페뇨, 토마토, 굴, 물과 섞어 굴과 곁들일 소스를 만든다. 소스팬에 밀가루를 기름에 넣고 노릇하게 데운 다음 밀가루가 녹도록 백포도주와 섞어 농도를 조절한다. 굴에 소스를 넣고 섞은 뒤 끓여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다. 그 요리는 서빙하기 직전에 잘게 썬 파슬리로 장식된다.


아프라카 케냐의 오이스터 몸바사(Oysters Mombasa)
몸바사는 굴을 버터, 마늘, 화이트 와인, 핫 소스, 파슬리 또는 고수를 넣고 만든 소스로 부슬부슬 끓여낸 케냐 요리이다. 소스가 완성되면 굴을 곁들이고 레몬조각과 핫소스를 곁들여 내놓는다. 이 요리는 케냐가 영국 식민지 시대에 발명된 것으로 굴 몸바사는 케냐 해안을 따라 있는 운치있는 레스토랑과 리조트에서 맛볼 수 있다.

세계 어디서도 굴은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먹을 수 있는 값비싸고 귀한 식재료이다. 오늘 만찬에는 고급스러운 굴을 듬뿍 담아보면 어떨까? 뜨거운 정력을 원하는 남성, 희고 매끄러운 피부를 갈망하는 여성, 키도 크고 건강하기를 바라는 청소년 모두에게 굴은 바다의 선물이다. 가족끼리 굴을 까먹으면서 오래오래 사랑이 넘치는 따뜻한 식탁을 선사해보길 바란다.

세종대 관광대학원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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