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 손 떼도 될 것 같은 안도감..박지윤 사고로 알려진 그 차[주말車담]

문병주 2021. 12. 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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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아파왔다. 거대한 차체에 주눅 들어서인지 자꾸 스티어링휠을 잡은 두 손에 힘이 들어가서였다. 고속도로를 달린 지 30분 정도 지나자 후회가 밀려왔다. 크루즈컨트롤 모드에 앞차와의 거리 조정까지 운전대 왼편 버튼을 통해 간단히 설정했더니 액셀과 브레이크의 조작이 필요 없어졌다.

차량 정체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는 구간과 1차선 국도 커브 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달리는 차선을 조금이라도 이탈하려고 하면 어김없이 자동적으로 스티어링휠이 움직이며 차선 안으로 차를 이동시켰다. 자연스레 스티어링휠을 꽉 쥐었던 손에서도 힘을 뺐다.

볼보 XC90 B6. [사진 볼보코리아]


‘가장 안전한 차량’이라는 이름이 주는 안도감도 컸다. 볼보의 플래그십(기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C90’는 국내에서 가장 갖고 싶은 레저용 SUV로 통한다. 지난달 초 자동차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이 14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안전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XC90는 볼보가 2002년 첫선을 보인 브랜드 최초의 SUV다.


박지윤·하준맘이 경험한 안전


지난해 7월 2.5t 트럭이 역주행하면서 박지윤 아나운서 가족이 탄 XC90와 충돌해 차량이 크게 파손됐지만, 박 아나운서 가족은 가벼운 경상에 그치면서 국내에서 안전한 차량으로 더 이름을 알렸다. 최근 인플루언서 ‘하준맘’ 차량 역시 25t 트럭에 의해 후방추돌 사고를 당해 차체가 파손됐지만, 탑승자들이 크게 다치지 않았다. XC90은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NCAP’에서 평균 88%를 기록하며 동급에서 가장 안전한 차량으로 선정됐다.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테스트에서도 전체 항목 ‘G(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볼보 XC90 B6. [사진 볼보코리아]

정지 후 출발 때 덜컥거림 줄여


마일드하이브리드 모델 ‘XC90 B6’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더했다. 전동장치를 따로 쓰지 않고 가솔린 엔진이 구동할 때 보조적 역할을 하는 배터리를 탑재해 복합연비가 9.2㎞/L(도심 8.0, 고속 11.2)다.

연비를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교차로나 횡단보도에서 정차하고 출발할 때 ‘스톱앤스타트’ 기능을 탑재한 다른 차량보다는 덜컥거리지 않았다. 하나로 통합된 스타터와 제네레이터를 활용한 덕분이다.

커다란 덩치에도 30도 정도의 언덕을 오를 때마저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변속되는 초반의 느낌을 받음과 동시에 부드럽게 언덕길을 내달렸다. 약간의 변속감과 커진 엔진음을 제외하고 매끄러운 주행력을 발휘했다. 상시4륜구동(AWD)에 최대 출력 300마력의 힘이 주는 능력 때문이다.

요추 받침과 버킷 조임, 레그 서포트, 안마 기능에 통풍까지 지원하는 운전석과 보조석의 기능도 편안함을 더했다. 1열과 2열 시트 높이를 달리한 극장식 배열구조로 뒷좌석에서도 운전 방향의 풍광을 잘 볼 수 있다.

볼보 XC90 B6. [사진 볼보코리아]

친환경 소재에 간결함 더해


대시보드의 간결함도 돋보였다. 필요한 기능을 집약해놓으면서 과도하지 않게 크기를 맞춰 금속과 나무를 입체적으로 조합했다. 패널 터치로 여러 기능을 골라야 하는 복잡함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몇 번의 조작으로 적응됐다. 머리를 아프게 하는 새 차 냄새가 없지는 않았지만 모든 실내 구성품에 접촉성 알레르기 질환과 천식을 방지할 수 있는 앨러지프리(Allergy-Free) 소재를 사용했다는 설명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다.

운전과 함께 음악을 즐겨듣는 이에게는 입체적인 음향을 제공하는 바워스&윌킨스(B&W)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반가울 것이다. 고속주행 시나 가속 시의 풍향 음이나 엔진 소리가 음악감상을 크게 방해하지 않았다. 커다란 차체가 주는 넉넉한 내부 공간 덕에 ‘차박’으로 ‘딱’이라는 말은 따로 할 필요가 없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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