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순천 다음엔 같이"..이준석 "순천 출장엔 아픈 기억"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3일 저녁 울산 울주군 소재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이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을 떠나 지역 방문 일정을 시작한 지 사흘만이다.
이날 이 대표가 오후 7시 20분쯤 식당에 먼저 와서 기다렸고, 윤 후보는 6분 뒤 도착했다.
윤 후보가 먼저 “아이고, 잘 쉬었어요?”라고 물으며 악수를 청했고, 이 대표는 “잘 쉬긴요. 고생했지”라고 응수했다. 앞서 윤 후보가 이 대표의 잠행을 ‘리프레시(재충전)하러 간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이 대표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윤 후보가 먼저 “아이고” 감탄사를 내뱉자, 이 대표도 “아이고” 했다.
이어 윤 후보는 “저는 비행기나 열차보다 자동차가 더 편하다”고 했고, 함께 배석한 김기현 원내대표는 “힘드셨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윤 후보는 “지난번에 울산·부산·대구 할 때 전부 차로 다녔다”고 설명하자, “시간이 많이 걸릴 텐데”라고 김 원내대표가 말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비행기나 열차 대기하고 그런 시간 합치면 크게 뭐”라며 말을 줄였다.
윤 후보는 이 대표에게 “식사나 이런 건 괜찮으셨고?”라며 “우리 대표님이 지방에 가시려고 하면 수행도 좀 옆에 붙이고 해야지 이렇게 그냥 가방 하나 들고 돌아다니시게 해서 되겠나 이거”라고 하자, 이 대표는 “먹는 건 잘 먹었다. (수행을) 여섯 명 달고 다녔다. 지역에 뿌려놓은 게 많아서 가면 어디나 만날 사람이 있어 잘 하고 다녔다”고 대답했다.
이 대표가 “순천에서 얼마 전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봤던 분들을 만났고, 여수·순천 사건 유족회 분들도 뵙고 잘 다녀왔다”고 말했다.
이에 윤 후보가 “나도 전남 순천을 한 번 가보려고 했는데, 다음에는 같이 가자”고 하자, 이 대표는 “순천 출장이 저에겐 아픈 기억”이라고 답했다. 이는 윤 후보가 지난 7월 30일 순천 방문으로 이 대표가 자리를 비운 사이 갑작스럽게 국민의힘에 입당한 일을 짚은 것으로 해석됐다.
이번 만찬 회동은 나흘째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비공개 지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가 이날 오후 울산을 방문하자, 윤 후보가 담판을 위해 승용차를 타고 울산으로 향하면서 이뤄졌다.
이 자리에는 두 사람과 김 원내대표 외에도 김도읍 정책위의장, 서범수 당 대표 비서실장, 김철근 정무실장 등도 배석했지만 이들은 인사만 나누고 방을 나왔다. 윤 후보와 이 대표, 김 원내대표 셋만 남고 오후 7시 30분쯤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후 이들 테이블엔 맥주 5병이 들어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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