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말씀이면 충분한 곳.. 하늘나라 시식코너입니다"

2021. 12. 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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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 분투기 펴낸 목사 5인이 전하는 작은 교회 이야기 '무명교회전'
벧엘성서교회에서 좌담 중인 ‘무명교회전’ 저자들(왼쪽부터 김민수, 김진호, 현상웅, 윤용, 최종학 목사).


코로나 상황에서도 소명감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교회를 든든히 지키고 세워가는 목회자들이 있다. 최근 말씀대로 길을 걷는 작은 교회 분투기 ‘무명교회전’(도서출판 세미한)이라는 책을 출간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목회자들이 있다. 현상웅 목사(서울 광진구 벧엘성서침례교회), 최종학 목사(경기도 동탄 디딤교회), 김진호 목사(강원도 영월 도천교회), 김민수 목사(경기도 오산 글로리아교회), 윤용 목사(서울 강동구 말씀의빛교회)가 그들이다. 이들은 목회 4년차에서 6년차이며, 섬기고 있는 교회는 결코 크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을 만한 사역도 없다. 그러나 이들은 사명이라는 소명의식으로 각자 처해있는 위치에서 치열하게 영적싸움을 하며 사역에 분투하고 있다.

이 책의 다섯 목회자들은 말한다. 교회는 말씀으로 충분한 곳이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시식코너다. 교회는 낯선 여행이다. 교회는 함께 울고 웃는 곳이다. 교회는 플랫폼이다. 교단도 다르고 지역도, 나이도 각각 다른데 ‘무명교회전’으로 하나가 되어 ‘교회는 어떤 곳인가’라는 질문을 가지고 목회 현장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을 책 속에 펼쳐냈다. 이들을 만나 ‘무명교회전’을 출간하게 된 이야기와 사역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김민수 목사는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서 “목회자 책 쓰기 모임 중에 각자의 사역을 돌아보고 나눌 수 있는 공저를 생각하게 되었다. 책 쓰기를 통해 각자의 사역을 돌아보고 사역의 본질과 과정을 정리해봄으로써 회고하고 점검하는 기회로 삼고자 했다. 또한 한국교회 전체의 7~80%가 50명 미만의 작은 교회이지만, 이러한 현실을 다루는 책들이나 내용들이 많지 않은 것에 대해 고민한 것도 있었다”고 했다.

‘무명교회전’이라는 책의 제목은 현상웅 목사 의견으로 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 목사는 “고린도후서6장9절 처럼 빛도 없고 이름도 없이 걷는 이 땅의 수많은 교회들이 더욱더 많이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 땅에서는 무명한 자이나 이미 주님 앞에서는 유명한 자라는 신앙고백을 담기 위함이었다”고 했다.

김진호 목사는 “교회는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잇대어 가는 기쁨을 맛보아 누리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믿음의 성도들 모두가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고 있다면 이 땅의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를 맛보는 예행연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2016년 4월에 부임해 지금까지 매주 한번 있는 영월 5일장에 때를 고르지 않고 무조건 나가 전도했다. 갓 태어난 아이를 업고 아내와 나는 4년여 동안 전도했다. 우리의 전도지를 받고 전도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전도를 통해서 ‘도천리에도 교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하셨고, 코로나19 상황임에도 귀촌 귀농 생활하는 성도들을 보내주셔서 주중이면 대전, 부산, 부천, 용인 등에서 오시는 분들과 함께 예배드리게 하셨다”고 했다.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 6년차인 윤용 목사는 “작은 교회이지만 성도들과 함께 말씀에 삶을 걸고 행복하게 걸어가고 있다. 교회는 ‘말씀이면 충분하다’는 목회철학을 가지고 성도 각자가 말씀을 묵상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하도록 돕고, 그들을 세우고 훈련하는 목회를 해왔다.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말씀에 삶을 걸고 또한 말씀의 가치에 삶을 걸어 일상을 살아가며, 말씀으로 세상을 이기는 말씀의 사람으로 세워지길 지향하는 목회를 하고 있다. 목회를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은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상처받고 교회를 떠났던 사람들이 우리교회 성도가 되어 말씀묵상훈련을 받고 변화되어 하나님과 교제하며 살아가는 모습이다”고 했다.

최종학 목사는 교회개척 3년차이다. 최 목사는 “교회는 플랫폼과 같은 곳이다. 교회라는 플랫폼이 하나님의 복음인 말씀을 가지고 하나님의 백성들이 가야할 곳을 알려주고, 삶의 여정 가운데 보이지 않는 상황에 대한 염려와 걱정, 두려움이 있다 할지라도, 주님 안에서 설렘과 기쁨을 나눠주는 곳이 되면 좋겠다. 지금의 교회는 원래 부목사로 부임하기로 예정되었었다. 그러나 부임하자마자 전임 목사님이 교회를 떠나 원치 않게 교회를 돌보고 관리하는 처지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 재정위기까지 왔고, 교회를 사랑하는 성도들이 마음을 다해 기도하고 교회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도 보게 되었다. 이 시기에 코로나까지 겹쳐 모든 것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 이때 방법론보다 본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고민하던 중에 팀켈러의 ‘센터처치’로 복음에 대해 다시 공부하고 성도들을 위로하면서 사역에 다시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현상웅 목사는 목회 6년차를 맞고 있다. 현 목사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생명을 살리는 삶’, ‘덜 종교적인 더 예수 닮은 삶’을 지향하는 목회를 하고 있다. 현 목사는 그동안의 사역 중에서 소개할 사역에 대해 “‘좋은동네만들기교회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내 6개 교회와 지역을 섬기고 있다. 교단도 다르고 교회도 다르지만 지역을 섬기는 사역은 하나가 되어 하고 있다. 매년 500가구를 위해 ‘사랑의 김장김치 나누기’ 행사 등을 함께하고 있다. 또한 2년 전에는 요한서울교회가 건축하는 2년 3개월 동안 주일예배 시간을 달리하여 우리교회 건물을 공유했고, 최근에는 말씀의빛교회와 공간을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무명교회전’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무엇을 기대하고 썼느냐고 물었다. 현상웅 목사는 “무명교회전은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교회가 분투하고 있는 이 때에 하나님이 세우신 각 교회가 특별하지 않아도 분투하는 것만으로도 잘 살아가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또한 누구나 겪었을 법한 평범한 무명교회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위로를 받고 힘내서 다시 교회답게 살아가기 원하는 마음으로 썼다”고 했다.

최종학 목사는 “책을 읽으시는 독자 분들도 저와 마찬가지로 복음의 은혜 안에 거하며, 우리가 무엇인가 특별히 해야 하거나 했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늘 우리를 인도하고 계심을 걸어가는 삶과 목회의 여정 속에서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용 목사는 “너무 작아서 드러나지 않지만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아름답게 목회하는 작은 교회 목사들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 책을 읽는 작은 교회 목사님들이 작은 위로라도 받으면 좋겠고, 이 책을 읽는 어려운 형편 가운데 있는 분들도 살아갈 힘을 조금이나마 얻게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진호 목사는 “교회라는 이유 때문에 주눅 들고 사역에 자신감을 잃어버린 목회자들이 많이 있음을 알고 있다. 우리의 사역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오늘도 어딘가에서 각자에게 맡겨진 사명에 따라 충성스럽게 감당하고 있는 목회자들을 ‘목사님(전도사님)도 잘 하고 있습니다’, ‘하고 계신 사역이 어떠하든 틀리지 않습니다’라고 마음껏 응원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작은 교회라서 이름도 빛도 없이 사역을 감당하고 있지만, 이렇게 함께 울고 웃으며 주의 길을 걷고 있는 목회자들이 많이 있음을 기억하셨으면 한다. ‘목사님, 하나님의 사명에는 크고 작음이 없으니, 각자 맡겨진 자리에서 우리 함께 울고 웃으며 충성합시다’고 외치고 싶었다”고 했다.

김민수 목사는 “시대에 따라 변화되는 교회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이 시대의 교회가 안고 있는 현실과 고민들을 함께 나누는 기회가 되길 원했다. 또한 거대담론이나 체계적인 전략이 아닌 현장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아서 전달하길 원했다. 대형화되었던 교회의 형태가 이제는 작은 소그룹 공동체의 교회로서 더욱 유기적이고 역동적으로 살아 숨 쉬고 있음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무명교회전’ 저자들을 만나 개척교회 이야기를 듣는 중 가슴이 먹먹하여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고 실컷 한바탕 웃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직도 한국교회 안에 사명감에 불타있는 젊은 목회자들이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고 말씀과 기도로 양육하며 목회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뜨거웠다.

정리=김변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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