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등장한 '거리두기'.. 전문가 "실효성 없다"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2021. 12. 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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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과감한 보상 통해 거리두기 더 강화해야
재택치료, 위중증 환자 더 늘릴 것
신규 확진자가 늘면서 정부가 거리두기 대책을 제시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전문가들의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5000명 안팎의 신규 감염자가 나오고 있고, 위중증 환자 수(736명)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3일 나온 정부 대책이 미진하다며 전문가들의 쓴 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우리나라를 환자로 보자면 ‘중환자실’에 들어가야 하는 상태인데, 정부에서는 연달아 감기약 수준의 대책만 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보고에 따르면 오미크론 전염 속도는 델타 바이러스보다 적어도 2배에서 5배 정도 빠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변이가 체내 세포와 결합하는 곳인 스파이크 단백질, 그 중에서도 핵심 부위인 퓨린 절단 부위에 생겨 백신 효과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중증 환자는 늘어나는데, 병상은 포화상태다.

◇거리두기, 실효 없어

3일 정부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유행을 통제하기 위해 강화된 방역 대책을 냈다. 오는 6일부터 4주 동안 사적모임 인원이 줄고, 방역 패스 적용 대상은 확대된다. 수도권은 사적모임으로 최대 6명, 비수도권은 최대 8인만 모일 수 있게 됐다. 백신 미접종자는 1명까지만 포함할 수 있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사적모임 규정이 수도권은 10명, 비수도권 12명인 것을 고려하면 4명씩 줄인 것.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도 확대된다. 마스크 착용이 어려워 감염 위험이 높은 식당, 카페, 학원, 영화관, 공연장, 독서실, 스터디카페, 멀티방, PC방, 실내경기장,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 파티룸, 도서관, 마사지·안마소 등에서도 방역패스를 적용 한다. 현재 실내체육시설, 목욕장업, 노래연습장, 유흥시설, 경마·경륜·카지노에서만 적용하고 있다. 식당, 카페는 필수 이용시설 성격이 크다는 이유로 1인 단독 이용이라면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는다. 시설의 특수성으로 모임·행사 기준이 적용되는 경우나 시설의 개방성으로 출입관리가 용이하지 않은 경우에도 방역패스 적용에서 제외됐다. 결혼식장, 장례식장, 유원시설(놀이공원·워터파크), 오락실, 상점·마트·백화점, (실외)스포츠경기(관람)장, 실외체육시설, 숙박시설, 키즈카페, 돌잔치, 전시회·박람회, 이·미용업, 국제회의·학술행사, 방문판매 홍보관, 종교시설 등이 포함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같은 방역 대책을 발표하면서 "정부는 앞으로 4주간 방역의 둑을 탄탄히 보강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방역대책으론 절대 방역의 둑을 보강하지 못한다고 본다. 김우주 교수는 "비상계획 조치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인데 이번에 나온 조치는 신규 확진자를 줄이고 병상 회복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보인다"며 "과감한 보상과 자영업장 시간 제한이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이번 조치는 매우 부족하다"며 "이런 상황일수록 강력한 방역 조치를 짧게 실천해야 하는데, 식당 등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공간은 오후 6시 이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확실한 손실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재택치료, 치료 아닌 방치

정부는 위중증 환자 수가 늘자 최근 재택치료를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번 대책이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자를 더 늘리는 악순환을 만들 것이라고 봤다. 김우주 교수는 "재택 치료를 하다보니 돌보는 가족으로 이차 감염될 확률이 높아졌고, 제대로 된 지침과 관리가 없어 지역 사회 감염으로 늘어날 소지가 있다"며 "산소포화도 94% 이하로 떨어지면 입원시키는데 이땐 이미 폐렴이 진행됐고 호흡곤란 있는 상황이라 위중증 환자 관리도 제대로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택치료 대상자로 분류되면 산소포화도 측정기, 체온계, 해열제 등 필요한 물품이 담긴 '재택치료키트'가 집으로 배송된다. 이 물품들을 이용해 하루 2번 직접 열, 맥박수 등을 재서 애플리케이션에 입력해야 한다. 문제는 이 조차도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재택치료를 받은 A씨(31)는 "맥박이 낮게 나왔지만 다시 재라고만 하더라"고 말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재택치료 중 증상이 악화돼 호소했지만, 해열제만 먹으라고 하고 전화 한 통 주지 않았다"며 "결국 나흘 만에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이미 폐렴이 진행됐더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엄중식 교수는 "이미 병상은 꽉 차고, 병상 배송하는 차량도 없고, 센터도 차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그렇다면 의료쪽에서 잘 모니터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예산과 사람이 지원돼야 하는데 중앙 정부 지원이 너무 느려 엉망진창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 와중에 재택 치료 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2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 확진자는 1만1107명으로, 전날 0시 기준(1만174명)에 비해 933명 늘어난 규모다. 최근 열흘 동안 신규 재택치료자는 지난달 23일 350명, 24일 413명, 25일 407명, 26일 475명, 27일 464명, 28일 498명, 29일 477명, 30일 678명, 이달 1일 771명, 2일 929명 등 가파르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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